몇 년간 되풀이 되는 광양시 조직개편 조례안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다.2018년에도 마찬가지로 조직개편안은 의회의 보류, 수정의결이 반복되었다. 2018. 12. 11. 광양시의회 총무위원회의 심사 과정에서 ‘보류’ 결정되었던 광양시 조직개편 조례안은 2018. 12. 20. 총무위원회에서 새로 신설하려는 자원순환과를 삭제하는 등 수정되어 본회의에 제출되었고, 2018.12.21. 광양시의회 본회의는 조직개편 조례안을 수정의결 하였다. 

필자는 이번 광양시 조직개편 조례안 심의과정을 지켜보면서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의 고유권한인 조직개편안에 대해 어느 범위까지 관여할 수 있는 것일까? 스스로 자문하면서 자료 조사를 했다. 그 결과 2005년‘광주광역시 북구 행정기구 설치권한 사건’에 대한 대법원판례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참조: 대법원 2005.8.19. 선고 2005추48 판결)

판례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05. 4. 11. 광주광역시 북구청장은 한시기구인 주민자치과를 여유기구로 전환하고 명칭을 자치정책과로 변경하는 내용의 '광주광역시 북구 행정기구설치 조례' 개정안을 북구의회에 제출하였다.2005. 4. 26. 광주광역시 북구의회는 개정안 중 주민자치과를 폐지하고, 여유 기구로 가정복지과를 신설하는 내용으로 수정안을 발의하여 이를 의결하였다. 

2005. 5. 10.광주광역시 북구청장은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제안한 조례개정안에 대하여 수정안을 발의를 하여 의결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북구의회에 이 사건 수정안의 재의를 요구하였으나, 2005. 5. 19. 광주광역시 북구의회는 수정안을 원안대로 재의결함으로써 수정안이 확정되었다. 

이에 광주광역시 북구청장은 광주광역시 북구의회를 상대로 조례안 재의결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였다.이 소송에서는 지방의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조례안으로서 제안한 행정기구를 종류 및 업무가 다른 행정기구로 전환하는 수정안을 발의하여 지방의회가 의결 및 재의결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자치정책과와 업무가 다른 가정복지과를 여유기구로 신설하는 내용의 이 사건 수정안의 재의결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고유권한에 속하 는 행정기구의 설치권과 조례제안권에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서 「지방자치법」제15조,「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6조의2, 제24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지방자치법」제15조 본문은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바, 여기서 말하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란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를 가리키므로 지방자치단체가 제정한 조례가 법령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 고 판시하였다. 

또한 지방의회는 집행기관의 고유권한에 대해 어느 범위까지 관여할 수 있는가? 대법원은 지방자치법상 지방자치단체의 집행기관과 지방의회는 서로 분립되어 각기 그 고유 권한을 행사하되 상호 견제의 범위 내에서 상대방의 권한 행사에 대한 관여가 허용되나, 지방의회는 집행기관의 고유 권한에 속하는 사항의 행사에 관하여는 견제의 범위 내에서 소극적·사후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뿐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추64 판결 참조)  

이상, 판례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대법원은 조직개편 조례안에 대한 지방의회의 견제 범위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조례로서 제안한 행정기구의 축소 및 통폐합의 권한만에 한정하고 있으며, 또한,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행정기구의 설치권과 조례제안권에 대해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므로, 조직개편 조례안은 다른 조례안과 특별히 다르게 취급되어야 한다. 이렇게 특별하게 다루어야 할  조직개편 조례안에 대해 앞으로도 의회에서 보류와 수정의결이 반복된다면 지방행정에 대한 주민의 참여와 협조는 계속 낮아지게 될 것이고, 결국, 광양시 행정에 있어서 지역적 특성이 반영되지 않거나 소홀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될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이 일어나지 않도록 광양시의회와 광양시청은 더욱 소통을 해서 주민들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고 필자는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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