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과 식물에 속하는 칡은 워낙 생명력이 왕성해 웬만한 틈만 보이면 바로 자리를 잡고 텃주대감 노릇을 하는 것은 물론, 이웃 나무줄기를 빙글빙글 감고 순식간에 꼭대기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때론 다른 식물이 광합성을 위해 피나는 경쟁으로 확보해놓은 공간을 혼자 점령하기도 한다.

특히 넓적한 잎은 주변 식물이 자라지 못하도록 한 줄기의 빛도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칡나무 주변에는 어떤 식물도 자생하지 못한다. 산림의 생태계를 위해서는 사람들이 일일이 칡을 캐내야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비 오는 날에는 전기합선까지 일으키는 등 여간 골치 아픈 식물이 아니다. 그러나 긍정적인 시각으로 조금만 눈을 돌리게 되면 칡은 여간 고마운 식물이 아니다. 뿌리, 줄기, 잎, 꽃 모두 요긴하게 쓰일 뿐만 아니라, 갈근(葛根)이라 불리는 칡뿌리는 흉년에 부족한 전분을 공급하는 대용식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식물이나 사람이나 일방적으로 나쁜 것은 없다. 다만 조금 지나쳐서 문제일 뿐. 특히 칡은 전국 어디에서나 양지바른 곳이면 잘 자라는 덩굴나무다. 줄기는 흑갈색인데, 갈색 또는 흰빛의 털로 덮여 있다. 잎은 세 개씩 나오고, 각각의 잎은 어른 손바닥만 할 정도로 크다.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얕게 셋으로 갈라지고, 잎자루는 길고 털이 있다. 원뿔모양의 꽃차례가 잎겨드랑이에서 나와 곧추서고 여름에 짧은 꽃자루가 달린 붉은보랏빛 꽃이 핀다. 열매는 길이 5~10센티미터의 콩꼬투리로서 갈색의 거친 털이 덮여 있고 가을에 익는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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