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書藝)라는 말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정부에서 실시하는 미술전람회 때 처음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 이전에는 일본인들이 부르는 대로 ‘서도(書道)’라 했다가 우리가 독자적인 명칭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예술의 한 장르를 차지하게 된 셈이다. 

광양읍에서 청원 서예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홍현미 원장 역시 서예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 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홍원장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찾아간 청원서예원에는 마침 노인 몇이 화선지를 펼쳐 놓고 단아한 모습으로 글씨를 쓰고 있었다.

홍 원장은“우리 학원은 초등학생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수강생들이 배우고 있다” 며 서예의 길을 걸어온 자신의 이력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대학에서 서예를 전공한 정통파다.

서예에 입문하게 된 배경은 광양 서예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 올리며 서예 저변확대에 열정을 불살라 온 청원 홍은옥 선생 때문이었다. 청원 선생이 바로 아버지였던 것. 홍은옥 선생은 광양서예의 산증인으로 서예동호회를 결성해 광양서우회를 이끌어 오고 있으며, 사)한국서가협회 광양시지부를 창립하기도 한 장본인이다. 

다소 식상한 질문이지만, 서예를 하면 뭐가 좋은지 물었다. 그러자 홍원장은  "일단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게 가장 좋고 그 다음 자연스럽게 예절을 배울 수 있어 좋다“ 고 설명했다. 다양한 연령대가 한 공간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아이들이 어른들을 대하는 태도와 또 자기보다 아랫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스스로 깨우치게 된다는 것.

무엇보다 ”사람의 성품을 본래 자리로 되돌려놓는 게 서예의 장점“이라고 했다. 그리고 서예를 가르치면서 보람되는 일은 제자들이 교수로 활동하거나 또는 평생 농사만 짓던 촌부가 서예를 배워 작품 전시회를 할 때라고 했다. 앞으로도 서예를 가르치고 지도하는 데 평생을 보내겠다고 말한 홍원장은 내년에는 아버지와 함께 작품 전시회를 기획 중에 있다. ”그렇게 되면 아마 광양시 최초 부녀가 하는 뜻 깊은 전시회가 될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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