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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만든 문자
  • 홍봉기 기자
  • 승인 2018.11.0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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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길을 가다가 우연히 대추나무를 보고 나도 모르게  놀라고 말았다. 대추 나무 조(棗)자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라 세심히 관찰을 하고 만들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한자를 분석할 때마다 사물의 원리를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는 사실에 늘 놀라곤 한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대추나무 조(棗)자와 찌를 극(棘)자의 배열이다. 가시나무는 대부분 성질이 약해 가지가 옆으로 늘어지기 때문에 극(棘)자를 가로로 배열했으며 대추나무는 곧게 자라기 때문에 한자를 세로(棗)로 나란히 세웠던 것이다.

실로 대단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자고로 사람이나 나무나 자기를 지키기 위해선 자기만의 필살기(必殺技: 좀 살벌한 말이지만)가 있어야 하는 것은 기정 사실인가보다.

대추 조자로 글을 쓰다 보니 이달 손곡 선생의 대추 따는 노래(撲棗謠박조요)가 생각난다. 隣家小兒來撲棗(린가소아래박조)-이웃 집 꼬마가 늙은이 집 대추를 몰래 따니까 老翁出門驅小兒(노옹출문구소아)-늙은이 대추 따는 꼬마를 야단치고 내 쫓는다. 小兒還向老翁道(소아환향노옹도)-꼬마는 오히려 늙은이를 향해 소리 지른다. 不及明年棗熟時(부급명년조숙시)-“내년 대추 익을 때에는 살아있지도 못할 걸” 고놈 참 맹랑하기는 하지만 밉지가 않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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