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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글 우리말광양시 의회사무국 전문위원  고 근 성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18.10.0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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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9일은 572돌을 맞은 한글날이다. 우리나라 국보 제7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된 훈민정음, 세상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독창성을 지닌 훈민정음을 생각하면 우리는 세종대왕께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백운산수련관 뒤 둘레길에서 억불봉 방향 등산로 입구에 “추억은 간직하고 발자취는 가져가세요.”라고 적힌 간판이 보인다. 발자취는 족적이나 과거의 역정을 뜻한다. 쓰레기를 되가져가란 말 같은데 왜 여기에 이 단어를 썼는지 참 의아스럽다.
 

이번 추석 때 곳곳에 현수막이 나붙었다. 유독 ‘즐거운 추석 명절 되십시요.’가 눈에 크게 들어온다.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요’는 의문문과 나열형 연결어미로 쓰인다. 따라서 ‘~되십시오.’, ‘~보내십시오.’로 써야 한다. 한글맞춤법에서 공무원들이 혼동하기 쉬운 게 또 있다. ‘되’와 ‘돼’이다. ‘되어’처럼 ‘되’에 ‘어’가 연결되면 ‘돼’로 줄여 쓸 수 있다. 그리고 ‘안’과 ‘않’에서 ‘안’은 부사이고 ‘않’은 용언의 어간이다. ‘안 보인다.’, ‘보지 않았다.’와 같이 쓰인다.

 우리는 행사장에서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라는 축사를 듣곤 한다. ‘가득하시기를’에 경어가 쓰였다. ‘건강과 행운’이 인격체가 아닌데 왜 경어를 썼을까? 물론 잘못된 표현이다.
 띄어쓰기는 더 어렵다. 얼마나 혼란스러우면 여름에는 더우니까 띄어 쓰고, 겨울에는 추우니까 붙여 쓰고, 봄가을에는 마음 내키는 대로 쓴다는 말이 생겼을까.

 띄어쓰기를 잘못한 경우로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는 작은 예에 불과하다. 자칫 ‘이 새끼손가락 되게 예쁘다.’가 ‘이 새끼 손가락 되게 예쁘다.’로 크게 와전되고 마는 웃지 못할 경우도 생긴다. 
공문서라 해서 띄어쓰기에 예외일 수는 없다. 여기서 우리 시 직원들이 기안문이나 각종 계획서, 보고서를 작성할 때 소홀히 하는 띄어쓰기 몇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우리말, 우리글처럼 한 단어로도 굳어진 것 외에는 우리 시, 우리 마을과 같이 띄어 써야 한다. ‘시’도 비상시, 평상시, 유사시, 필요시 등은 한 단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것들은 작성 시, 운전 시 등으로 쓴다. 이 밖에 ‘~데’가 어미이면 붙여 쓰고, 의존명사로 쓰일 때는 띄어 쓴다. ‘~바’는 ‘고려해 본 바(가) 없다.’와 같이 뒤에 조사가 결합할 수 있으면 띄어 쓰고, 조사가 결합할 수 없으면 ‘백운산에 가 본바 과연 절경이더군.’처럼 붙여 쓴다.
그런데 창피하게도 이런 글을 쓰고 있으면서 아직도 나는 이따금씩 헷갈리는 게 하나 있다. 다른 게 아니라 ‘나 원 참.’이 맞는 건지, 아니면 ‘원 참 나.’가 맞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둘 다 맞는 건가? 참 나 원!  
훈민정음을 돌아보게 하는 한글날이다. 공문서와 보도자료 작성은 물론 조례와 규칙을 제ㆍ개정할 때 맞춤법, 띄어쓰기, 표준어, 외래어 표기 등을 바르게 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나라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우리글 우리말을 더욱 빛나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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