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4차 산업혁명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일상에서는 이미 익숙한 용어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테이터 등 혁신기술들이 산업과 일상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이미 와 있는 미래’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시민들은 알파고, 말하는 냉장고, 전기자동차와 같은 단어들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는 달리 4차 산업혁명은 단순한 기술혁명이 아닌 제조업의 귀환이라고 할 수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임금이 낮은 아시아에 공장을 세운 기업을 자국으로 되찾아와 실업률을 줄이고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선진 제조국가의 산업정책, 리쇼어링(Reshoring)으로 이해해야 한다. 리쇼어링은 제조업체가 전통적인 틀에서 벗어나 생산공정에 ICT를 받아들였기에 가능한 것으로 결국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제조업체가 ICT기업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독일의 경우 인더스트리 4.0, 미국은 디지털 전환, 일본은 초스마트 사회인‘Society 5.0’, 중국은 제조2025라는 정책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17년 8월에 제4차 산업혁명위원회 설치 및 운영 규정을 대통령령으로 제정하고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인 I-KOREA 4.0을 발표했고, 전남도 역시 18년 7월에 4차 산업혁명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우리 광양시도 올해 초 스마트정책팀을 신설하고 4차 산업혁명 대응 기본구상을 수립했고 정부 공모사업에 응모해 메이커 스페이스와 드론 시범공역을 유치했다. 기초 지자체 입장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방향을 설정하는 일은 무척 고민스러운 일이었다. 큰 틀에서는 지역산업 지원체계와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지만 지역산업 정책이 정부 주도로 이루어지고 4차 산업 선도를 위한 미래 첨단산업 기반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가혁신클러스터별 대표산업은 전남도의 경우 나주의 에너지 신산업이고, 전남도 차원에서 육성하는 4차 산업 분야는 고흥의 드론과 영암의 e-모빌리티 산업이다. 또한 전남지역 기업육성 기본계획인 지역산업진흥계획에서 우리 시의 금속가공분야는 올해 주력산업에서 제외되었다. ‘혁신도시 시즌2’추진으로 인해 기업입주와 창업, 공모사업 선정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해 전남지역 혁신도시인 나주가 정부사업과 예산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정부와 전남도에서 지정한 사업이 없는 나머지 지자체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정책 방향조차 세우기 힘든 여건이 되었다.이러한 상황에서 순천은 잡월드와 에코에듀센터 등 순천만국가정원 인근 지역을 클러스터로 지정하고 4차 산업혁명박람회 개최와 같은 사업을 육성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국가정원을 활성화하려는 순천시의 입장에서 4차 산업혁명과의 연관성을 반영한 정책방향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우리 광양시는 어떠한 방향으로 대처할 것인가? 앞서 기술한 4차 산업혁명의 본질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2015년 제조업 분야 우리 시 부가가치는 4조7831억원으로 전남도 19조1981억원의  24.9%이다. 4.37%를 차지하고 있는 순천시에 비해 5.6배나 된다. 

광양시 총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제조업 비중도 57.8%이고 190여개 제조기업에 다니는 1만6천명의 임직원들이 받는 연간 급여도 1조원에 이른다. 제조업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주역인 만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정책을 실시하고 기업은 또 다시 지역에 그 효용을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그래서 4차 산업과 S/W 기업은 기술고도화를, 그리고 우리 시 주력산업인 금속가공 기업에 대해서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지원한다는 방향을 설정했다. 다행히도 우리 지역에는 많지 않지만 4차 산업관련 스타트업이 있고, 전통 제조업체의 사업다각화에 대한 열망도 크다는 것을 지난 12일 기업인 설명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정책수립 과정의 산물이자 향후 기업지원의 법적 근간인‘4차 산업혁명 촉진에 관한 조례안’이 시의회에 상정돼 오늘 의결여부를 가린다. 내년 예산 확보도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정이 남아 있다. 대기업 의존도를 줄이고 중소기업이 자립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산업구조 다변화도 앞으로의 숙제다. 우리 광양시가 4차 산업혁명에 선도적인 대응을 다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역량과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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