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비스바 쉼보르스카 시인은 한자에 관해 이런 말을 남겼다.
“한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 채로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바보 같은 일” 이라고. 그리고 이런 말도 덧붙였다. “특유의 회화적 요소 덕분에 한자는 오늘날까지도 추상적인 개념화에 대한 저항의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고.

아마도 그녀는 한자가 내포하고 있는 다양한 의미에 대해 경탄을 했던 모양이다. 사실 한자를 공부할 때마다 그 깊이에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한자는 사유에 대한 깊이는 물론 사물을 보는 시선을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아직도 한자에 대한 편견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한자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자가 어려워 보이는 것은 추상적인 사고를 문자라는 틀에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추상적인 원리만 터득하면 쉬울 것 아닌가. 그 방법 중에 하나가 부수 214자를 익혀두는 것이다.

그렇게만 해도 수많은 한자를 쉽게 깨우칠 수 있다. 거기에다 한자는 글씨라기보다 회화체에 가깝기 때문에 멋도 있고 재미도 있다.

예를 들어 문(門)이라는 한자 하나를 알면 문 자와 결합된 나머지 한자의 의미도 자연적으로 알 수 있다. 귀 이(耳)자를 넣으면 들을 문(聞)이, 입 구자를 넣으면 물을 문(問 ) 달월은 한가할 한(閒) 등 20여 한자를 모양만 보고도 대충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솔직히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은 한자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돼 있다. 이 둘은 대립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관계이기 때문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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