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아득하고 막막하다고 느껴질 땐 흘러가는 구름을 무심히 바라보기만 해도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이라고 하는 것도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는 저 구름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운거운래천본정(雲去雲來天本靜)’이요. ‘화개화락수상한(花開花落樹常閑)’이라는 시구가 있다. "구름이 일어났다 사라져도 하늘은 본래 고요하고, 꽃이 피고 지지만 나무는 항상 한가하다"는 뜻인데, 우리 마음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욕심에 눈이 멀어 잠시 마음이 흐려진 것일 뿐, 그 마음을 닦아 내면 본래 우리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 닦는 것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겠다. 매일 세수를 할 때마다 마음도 함께 세심(洗心) 한다는 생각만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며칠 전 진보정치의 대부로 불린 노회찬 의원이 투신 자살을 했다. 그는 유서에 “어리석은 선택을 했고 부끄럽다”고 썼다. 그는 죽음으로서 끝까지 책임을 지고자 했던 것이다. 아마 그의 죽음은 당분간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만들 것이다.

그의 죽음이 우리사회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정화하는 계기가 된다면 결코 헛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애써 위로해 본다. 정말 인생은 짧고 죄는 길고 그 죄를 변상하기엔 우리 인생이 어리석기 그지없다는 것을 다시 절감하는 요즘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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