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과 멕시코 월드컵 축구 경기를 보면서 다들 속상했을 거다. 이기지는 못해도 최소한 비길 수는 있었는데 두 경기 모두 패했기 때문이다.

참으로 얄궂게도 한 선수가 두 번의 패널틱을 허용했는데, 월드컵 사상 이런 예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기필코 이겨야겠다는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불러 일으켰는지 모르겠다.

사람 사는 일이 더러 그렇다. 나는 열심히 잘해본다고 죽을동살동 노력을 했는데 결과가 영 시원찮을 때가 있게 마련다. 정말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럴 땐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쏟게 되는 데 눈물이 억울한 심정을 대신해 주는 셈이다.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멋진 골을 넣었던 손홍민 선수는 인터뷰 내내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본 국민들도 모두 눈시울을 붉혔을 것이다. 눈물은 전염성도 강해 쉽게 전이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살다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눈물을 흘리며 살게 마련이다. 의사들 말에 의하면 울어야 할 때 울지 않게 되면 장기가 상한다고 하는데, 속상하다는 말이 바로 그렇다. 위염이나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종인 코티졸도 어쩌면 눈물의 또 다른 성분인지 모른다. 

재밌는 것은 눈물을 나타내는 한자가 상당히 디테일 하다는 것이다. 물처럼 줄줄 흘리며 우는 것은 루(淚)요, 서서 우는 것은 읍(泣)이요, 서러워서 우는 것은 체(涕)요, 서로 공명을 느끼면서 우은 것은 명(鳴)이요, 대성통곡하며 곡조에 맞춰 우는 것을 곡(哭)이라 한다.

아마 손홍민의 눈물도 이 중에 하나 일 것이다. 역시 나만을 위해 흘리는 1인칭의 눈물보다 서로를 생각하며 우는 3인칭의 눈물이 더 값지고 감동적인 법이다. 그렇다. 가끔씩은 마음의 수문을 열고 눈물을 방류해 줄 필요가 있다. 자고로 함께 우는 것의 즐거움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결합시키는 것은 없다고 했는데, 눈물은 마음의 고통을 덜어주는 자연 진통제임에는 틀림없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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