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우석산악회 회장을 역임한 조원옥(64세 순천 거주)씨가 무동력 요트를 타고 6개월간의 태평양 횡단(10,000Km)을 마치고 지난 23일 여수 웅천지구(소호)에 무사히 도착해 지인들과 가족들의 축하를 받았다.

조 회장은 지난 1월6일 LA에서 출발해 1만Km의 바닷길을 혼자서 헤쳐 나온 셈이다. 조씨는 도착 직후 “20여 년 전 요트를 배울 때부터 태평양을 횡단하는 꿈을 꾸었는데 그 꿈을 이루게 돼 참으로 감격스럽기 그지없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나 홀로 요트 하나에 의지해 태평양을 횡단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

“캘리포니아 옥스나드에서 마음에 드는 배를 구매한 후 항해를 시작했는데, 2개월 쯤 지난 3월25일에 자동항해장치가 고장 났으며, 또 이틀 뒤엔 전자해도까지 다운이 돼 무척 두렵고 당황스러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 당시에는 다시 하와이로 되돌아가 자동항해장치를 수리하고 싶었지만 이미 무역풍이 불어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천만 다행스러운 것은 종이 해도가 있었다는 것. 그 덕분에 태평양 횡단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는 “자동항해장치 고장으로 버거운 시간을 견뎠지만, 5월23일 일본 찌찌시마에 도착해 항해장치를 수리, 그나마 조금은 수월하게 항해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미야자끼 부근에서 4~5호 태풍을 정면으로 맞는 바람에 생사의 갈림길에 서야 했다고. “그 때는 아무 생각도 없었고 그저 살려달라고 신께 기도하는 것밖에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항해를 무사히 마친 그에게 소박한 꿈이 하나 생겼다.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이나 불우한 가정의 아이들에게 무료로 요트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조원옥씨와 오랫동안 우정을 쌓아온 한승국(전 순천대 교수)씨는 “하고 싶다는 의지만 있다고 해서 태평양 횡단을 할 수 있는 일은 아닌데 친구가 불가능한 일을 해내 정말 존경스럽다”며“ 그동안 바다에서 경험한 소중한 체험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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