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됐건 운동경기가 됐건 항상 승자와 패자는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하늘은 승자편도 패자편도 아닌 선한 사람편이다. 이를 일러 노자는 ‘천도무친 상여선인(天道無親 常與善人) 이라했다.

이 세상에 승자가 어딨으며 패자가 어딨겠는가. 이 둘은 서로 상보적인 관계이지 상극적인 관계는 아니다. 음이 있어야 양이 있고 하늘이 있어야 땅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 말하기를 인생이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다. 작은 일에 울고 웃고 하는 게 사람의 한계이기는 하지만, 승자를 승자답게 만드는 것은 패자 때문임을 알아야한다.

그리고 패자는 실패했다는 뜻이 아니라, 기회를 다음으로 미룬다는 뜻이다. 승자는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서 이겼다기보다는 기회를 잘 활용했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이길 승(勝)' 자를 ‘기회’라 뜻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진정한 승자는 패자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비록 이겼지만 교만과 우월의식으로 가득하다면 이미 패자요, 비록 졌지만 패배를 훗날 성공의 발판으로 여긴다면 역시 승자다. 승자와 패자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 보다 보이지 않는 내면이 어떤 상태인가에 따라 결정되는 셈이다.

졌지만 이긴 싸움이 있고, 이겼지만 진 싸움도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승자는 힘이 있다고 하여 그 힘을 다 쓰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힘을 다 쓰고 나면 원수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힘이 있을 때 그 힘을 지혜롭게 잘 쓰는 것도 이기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고 보는 이유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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