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말에 의하면 우리 몸에는 완벽한 제약공장이 있다고 한다. 조물주가 사람을 만들 때 곳곳에 숨겨 놓았음을 알 수 있다. 의사들은 다만 그런 공장들이 잘 가동되도록 돕는 역할을 할 뿐이다. 우리는 어떤 병도 치유 할 수 있는 강력한 항체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웃음'이다. 이 세상 동물 중에 사람처럼 그렇게 활짝 웃을 줄 아는 동물은 없다. 웃음은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 중의 하나다.

동서고금을 통해 웃음과 얽힌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비웃음이나, 간교한 웃음처럼  부정적인 웃음도 없지 않지만, 우리말의 '미소'나 영어의 '스마일'에 해당하는 웃음은 그 자체로 축복이다. 웃음의 어원이 헬레(hele)인데 그 의미는 건강(health)이라고 한다. 어쩌면 우리가 넋을 놓고 웃는 것을 가리켜 ‘헬렐레’라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웃음이야말로 사람이 가진 최고의 축복과 재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웃음에 인색한 편이다. 요즘은 방송에서 억지로라도 웃겨 주는 코미디언들이 많이 나오는 덕에 웃을 기회가 많은 건 사실이긴 하지만 여전히 자발적으로 웃는 웃음은 인색한 게 사실이다. 우리 사회가 웃음을 주고받는데 미숙하다는 것은 공식적인 행사장 같은 데서 가장 잘 실감할 수 있다. 사회자는 물론 연설자나 상을 주고받는 사람들 표정을 보면 마치 장례식장에 와 있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본다. 

필자가 어느 자원 봉사자 대회에 갔을 때의 일이다. 여러 사람들이 나와서 식사와, 축사, 격려사를 하는데, 하나같이 내용은 중복이 되고 말에는 위트나 유머가 없었다. 청중들은 기계적으로 박수를 치다가, 하품을 하거나, 꾸벅꾸벅 졸기까지 했다. 마지막으로 축사를 한 분이 이런 분위기를 눈치 채고 '축사를 사양하겠다'고 제안하자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졌는데  그 박수가 너무 열렬해 한바탕 웃게 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에게는 웃음 때문에 좋은 인간관계를 맺게 된 몇 사람이 있다. 그 중의 한사람이 웃음박사로 불리는 조상영교수다. 그분의 웃음에는 항상 감동이 담겨 있어 사람들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사람을 단순하게 웃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웃음에 감동까지 실어서 전달하는 탁월한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또 한명은 포스코에 근무하면서 웃음 봉사에 앞장서고 있는 유한성 봉사단장이다. 그는 요즘 웃음과 마술봉사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의 얼굴을 떠올리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바쁜 일정을 쪼개서 봉사하는 그 자체만으로 존경할 만하다. 그는 요즘 웃음교실까지 열어 광양순천여수에 웃음바이러스를 퍼트리고 있다. 
웃음은 자본이 들지 않는데도 어려워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은 최고의 미스터리다. 환자와 상담하면서 따뜻하게 웃어주는 의사, 강의실에 들어오면서 빙그레 웃는 강사, 회의를 주재 하면서 싱긋 한번 웃어주는 상사야 말로 웃음의 가치와 효과를 제대로 알고 있는 분들이다. 

다 알고 있다시피 웃음은 '만병의 근원'이라는 '스트레스'를 치료해 주는 최고의 명약이다. 웃을 때는 타인도 그렇겠지만 내가 먼저 보상을 받게 된다. 남녀 호감도 조사에서 1순위가 바로 웃음이었다는 것은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남자나 여자나 웃을 때 호감도가 배로 상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데일 카네기는 “웃음은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도 많은 것을 이뤄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성공을 평가하는 기준 중의 하나가 웃음의 양이라는 것은 그래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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