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흔히 볼 수 있는 꽃이 바로 때죽나무꽃이다. 향기도 좋아서 때죽나무 곁을 지나다 보면 한참 코를 끙끙거리게 된다. 꽃도 2~5송이로 뭉쳐서 피기 때문에 더 없이 아름답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나무를 때죽나무라고 명명한 것에 대해서는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 이유는  때죽나무 성분 때문이다. 열매껍질에는 사포닌이란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데, 사포닌은 식물에 흔히 들어 있는 성분으로서 피를 맑게 하고 이뇨효과가 인정되는 약용성분이기도 하다. 

‘에고노끼’라는 일본 이름에서 딴 때죽나무의 에고사포닌은 물고기의 아가미 호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어독(魚毒) 성분을 가지고 있어서 일부 지방에서는 고기잡이에 이용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사포닌이란 말 자체에 ‘비누’란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옷의 때를 뺄 때 사용했다고 해서 때죽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꽃들은 모두 하나 같이 다소곳하게 아래를 내려다보고 피는 데 이 모습은 마치 부끄럼을 타는 사춘기 소녀처럼 정겹기 그지없다.  겨울을 넘기면서 열매껍질이 벌어지면 씨앗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씨앗은 기름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쪽동백나무 씨앗과 함께 유지(油脂)식물로 이용되기도 한다. 특히 공해에 강하고 도심지의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도시의 가로수로도 바람직하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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