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감정사로 오랫동안 생활해 오면서 느낀 것이 하나 있다. 사람보다 더 좋은 보석은 없다는 사실이다. 제 아무리 비싼 보석도 사람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하나의 장신구에 불과할 뿐, 결코 사람보다 나을 수는 없다. 사람이 보석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몇 가지만 추려보면 이렇다.

첫째 반짝 반짝 빛나는 눈동자는 보석 중의 보석이다. 흔히 눈을 마음의 창이라고 부르는 데 나름 일리가 있다. 그 사람의 눈빛을 보면 그 사람의 인격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법이다. 어떨 땐 수많은 말보다 상대방이 나를 그윽하게 쳐다보는 눈동자가 훨씬 많은 감동을 주기도 한다.

유명한 영화 카사블랑카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당신 눈동자에 건배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상대방의 눈동자에서 쉽게 헤어나지를 못하게 된다. 흔히 사랑은 눈으로 들어왔다가 마음에 둥지를 튼다고 하는 말도 다 같은 맥락이다. 

두 번째는 입이 보석이다. 입이 보석이 되기 위해서는 머릿속에 아름다운 것들이 많이 담겨 있어야 한다. 입이 보석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책을 읽고 또 많은 여행을 해야 한다. 읽고 보고 들은 것이 생각의 재료가 돼 언어가 되어 나오기 때문이다. 입은 머릿속에 담겨 있는 것을 그대로 방출하는 것뿐이다.

셋째는 손이 보석이다. 손은 말 그대로 ‘이어준다’, ‘잡아준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자말인 ‘손자 손(孫)’과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자손이 집안의 대를 이어 주듯이 아름다운 손은 관계와 관계를 이어주는 것이다. 유명한 격언 중에 ‘반짝인다고 다 보석이 아니’라는 격언이 있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들 자신이 보석임을 알고 잘 가꾸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겉으로 많은 보석을 치장한다 해도 말이 곱지 않고 행동이 그릇되면 마치 돼지 목에 진주를 건 것처럼 천박함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재밌는 것은 사람들이 그처럼 갖고 싶어 하는 다이아몬드와 석탄 성분이 둘 다 '탄소' 이지만 그 결과는 천양지차라는 점이다. 다이아몬드는 높은 압력을 견딘 결과물인 셈인데, 다이아몬드가 되느냐 아니면 석탄이 되느냐는 평소에 자신의 삶을 얼마나 잘 가꾸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보석은 일시적으로 눈을 즐겁게 만들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보석은 영원히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보석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그럴 때 자신의 삶을 보석처럼 아름답게 가꾸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된 갑질 형태를 지켜보면서 비싼 보석만 걸친다고 인격까지 빛나는 것이 아님을 더 절실히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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