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어쩌면 저렇게 연약한 것들이 두터운 땅을 뚫고 나오는지 그저 경이롭기만 하다. 심지어 어떤 들꽃은 한줌의 흙만 있어도 콘크리트 벽이나 아스팔트를 뚫고 나오기도 한다. 노자가 왜 유약처상 (柔弱處上)을 강조했는지 알 것도 같다.

그는 약해 보이는 것들 속에서 강함을 보았던 것이다. 그렇다.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는 것 같아도 의지가 강하면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고난’ 앞에서 늘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한 발 뒤로 물러서는 게 사람이기는 하지만.  

요즘 나는 길가에 조용히 자기만의 색깔과 향기를 간직한 채 피어 있는 꽃들에게서 인생의 의미를 배우고 있다. 그런 뜻에서 봄은 교과서요 들꽃은 내 스승이다. 깨달음을 구하고 싶다면 들꽃만 자세히 봐도 된다. 아름다운 시를 쓰고 싶다면 들꽃만 관찰해도 된다. 그렇다. 자연을 대체할 만큼 위대한 교과서나 스승이 없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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