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불려간 전직 대통령을 보는 씁쓸함   나는 정치, 경제, 사회분야에 대한 학문적 교육을 받아보지 못했다. 이른바 정치 경제 분야에서는 비전문인이다. 전문성이 빈약한 이방인의 입장에서 어설픈 지식으로 말하다보면 무식이 폭로되는 두려움이 앞선다. 하지만 비전문인이라 할지라도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자유는 숨길 수 없기에 말할 수밖에 없다.
 

내손으로 한 표를 찍어서 세워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수감되었다. 평소에 도덕적으로 완벽하다고 주장하던 이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배신, 분노, 허탈감을 맛보았을 것이다.
이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국가정보원 특수 활동비 등과 관련해 횡령, 뇌물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국민은 자신이 뽑은 대통령이 죄를 졌더라도 최소한 정직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거짓말쟁이로 낙인 찍혔다.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박근혜에 이어 검찰 조사를 받는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이명박 등 살아있는 전직 대통령 중에 검찰 조사와 무관한 대통령이 한 명도 없다니 안타깝고 부끄러울 뿐이다. 한국의 대통령은 사실상 누구 하나 행복한 결말을 맞지 못했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은 반독재 4. 19 혁명으로 하야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부하의 총탄에 맞아 비명에 죽었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들들이 권력형 비리에 연루돼 징역을 살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퇴임 후 5년간 별일이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전통을 세우나 했더니 수치스럽게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헌정사상 4번째 구속되는 전직대통령이 되었고, 23년 만에 두 분의 전직대통령이 옥중 신세가 되었다. 통탄스러운 헌정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부패공화국임을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한국 국민 된 것이 이렇게 창피하고, 부끄러울 수가 없다. 
 

씁쓸한 지난 역사를 좋아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마지막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지 거의 일 년이 지났는데 재판은 겨우 1심이 끝났을 뿐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소되면 비슷한 장면이 펼쳐질 것이다. 두 전직 대통령의 재판 과정을 동시에 지켜본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지겹고 착잡하다. 

차제에 우리는 지도자상에 대하여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다.
 높은 자리에 오르고 권력을 소유하고 보통사람들이 갖지 못하는 특권을 가지는 것을 지도자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이런 지도자를 아직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큰 오해다. 오늘의 시대정신은 지도자를 찾고 지도자를 모시고 사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런데 이런 지도자가 되고자 꿈꾸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역설적인 현실이다. 세상에 자칭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진정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도자는 힘과 지위와 정보를 혼자 독점하는 자가 아니라 긍정적인 파급력으로 민중 속에서 민중과 함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시대정신의 소유자라야 할 것이다.

우리가 찾아야 되고 기대할 것은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국민의 고통을 공감하면서도, 높은 비전을 가지고 도덕적인 모범을 보임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느냐를 묻는 것이 기본이다. 우리의 지도자는 특별히 높은 사람일 수 없고.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서 우리말에 귀 기울이고 우리와 함께 민주국가를 세워나갈 심부름꾼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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