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름과 나무이름을 추적해가다보면 인생의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어차피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한 것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돈나무 역시 그렇다. 얼핏 들으면 돈(金)과 관계가 있거나 아니면 돈(豚)과 관계가 있겠지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제주도 사람들이 똥나무라고 부르고 있는 것으로 봐서, 돈(金)과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 다만 돈나무 잎을 비비거나 가지를 꺾으면 악취가 풍기기 때문에 똥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모양새와 어울리지 않게 역한 냄새를 풍기는 것은 돈나무만의 특징인데 겉만 봐서는 알 수 없다는 인생의 진리를 배울 수 있다. 나무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똥나무’란 발음이 거북해 정식 식물 이름을 정할 때 순화된 발음을 사용해 돈나무가 됐다는 것이다. 하긴 ‘돈’과 ‘똥’은 발음상은 물론 그 의미도 비슷해 보인다. 돈을 잘못 쓰면 똥처럼 버림을 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잘 쓰면 돈이지만, 잘못 쓰면 똥에 불과한 것이다.

이러한 돈나무는 남부와 제주도에서 잘 자란다. 자생력이 강해 바닷가의 절벽에서도 끄떡없으며 웬만한 가뭄에도 버틸 수 있는 강인한 체력까지 타고났다. 또 자연 상태 그대로 두어도 모양새가 아름다워 정원이나 공원 등에 심기에도 아주 적합하다. 일본 사람들은 이런 돈나무 냄새가 귀신을 쫓아낸다고 생각해 춘분 때 문짝에 걸어두었다고 한다. 돈나무의 일본 이름이 문짝이란 뜻의 ‘도베라’이라고 부른 이유다. 돈나무는 암수가 다른 나무로 5월에 흰 꽃이 피었다가 질 때쯤이면 노랗게 변한다. 꽃에는 약간의 향기가 있어서 이때만은 잠시나마 똥나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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