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강씨는 어제 저녁 회식 약속 때 전기가 통하는 것 같은 찌릿한 치통을 느끼고 밤새 씹지도 못하고 찬 것과 뜨거운 것도 못 마시는 상태가 되었다. 아침에 출근도 미루고 찾은 치과에서 치아파절로 이를 빼야한다는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듣고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얼마 전부터 시큰거리는 증상은 있었지만 그것이 치아균열의 증상이었다는 것을 모른 채 차일피일 치과방문을 미룬 게 화근이 된듯하였다. 
 

물고 뜯고 씹는 것은 좋아하는 한민족은 특유의 강한 생존력으로 5천년의 역사를 지켜왔다. 강한 생존력에는 강한 씹는 힘이 어느 정도 작용했으리라. 그러나 씹는 힘도 과도하면 부족함만 못하듯 치아균열증은 현대 치과학에서 핫이슈가 되는 듯하다. 
 

치아균열 증후군은 치아파절 단계는 아니지만 치아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균열이 생겨서 씹을 때 시큰거리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보통 중년의 나이에 자주 호발하고 씹는 힘이 강한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균열단계에서 조심하고 무리를 가하지 않으면 치아의 자연 치유기능에 따라 차츰 완화되고 괜찮아지지만 계속 무리하게 사용하면 파절되어 발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충치나 잇몸병은 치과 정기검진을 통해서 쉽게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치아의 미세한 균열은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단, 유일한 전조증상을 잘 살펴보면 예측이 가능하다. 충치나 잇몸병이 없는데 씹을 때 시큰하다면, 균열증일 가능성이 높다. 가장 균열이 많은 치아는 송곳니 뒤쪽의 이 그리고 가장 안쪽의 어금니이다. 왜냐하면 세게 이를 비빌 때 가장 힘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 원리인 것이다. 결론을 내자면 너무 무리하게 씹는 것은 치아의 수명 단축의 지름길인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이런 기본적인 원리를 무시하고 지나치게 딱딱한 음식을 씹는데, 그런 행위는 치아의 균열을 야기하고 건강을 해치는 어리석은 짓에 다름 아니다. 누차 강조하는 것이지만 치아가 제대로 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 건강도 망가지게 된다는 점이다. 음식물을 적절하게 씹어 주지 않고 삼켰을 때는 위가 부담을 느끼게 되고 결국 소화장애를 불러오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이처럼 하나로 연결돼 있다. 독립적으로 분리된 게 아니라는 기본적인 사실만 알아도 치아를 건강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중년 넘어서는 치아 관리에 더욱더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치아 건강이 남은 후반전 인생의 건강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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