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허튼 짓을 하려고 할 때 ‘개수작 부리지 마라’고 일침을 가한다. 개수작은 접두어 ‘개’에 술잔을 주고받는다는 수작(酬酌)이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다 알다시피 ‘개‘ 는 동물 개를 말하는 게 아니라 ’별 것 아닌 것‘ 이라는 뜻으로 ’개살구‘니 ’개꿈‘이니 등의 말로 즐겨 쓰이고 있다. 

술을 마시는 방법은 나라마다 다 천차만별이다. 우리나라는 술잔을 돌려서 먹는 수작(酬酌)문화요, 중국과 러시아는 서로 마주보고 먹는 대작(對酌)이요, 서양은 자기 잔은 자기가 따라서 마시는 자작(自酌)문화가 대세다. 재밌는 것은 일한 대가로 받는 것을 지금도 보수(報酬)라고 하는데 원래 뜻은 아랫사람이 수고했다는 의미로 주인이 잔에 술을 따라주는 것을 말한다. 

짐작(斟酌) 과 참작(參酌)도 다 술과 관련된 말이다. 우리는 상대방의 마음을 알기 위해 나름대로 짐작을 하게 되며 또 상대방이 하는 말을 참작하기도 하는데, 상대방의 마음을 짐작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짐작할 짐(斟)자가 속이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잔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이 이를 방증해 준다. 속이 보이지 않으니 술을 어디까지 따라야 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나름대로 ’짐작‘해서 따라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들 속에는 이처럼 술과 관련된 말이 많다. 술을 먹고 마시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더러 개수작을 부리다가 패가망신한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먼저 올바른 주도(酒道)를 몸에 익혀야 될 것 같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