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 중에 일부러 찾아보지 않으면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단어들이 종종 있다. 특히 직급을 나타내는 말 뒤에 붙는 호칭은 더욱 그렇다. 가장 많이 헷갈려 하는 게 아마 과장, 계장 등의 호칭일 것이다. 과장(課長)은 말 그대로 회사나 관청에서 근무하는 책임자를 말한다. 과(課)는 일의 종류나 내용을 중심으로 나눈다는 의미가 있다. 동사로 사용될 때는 ‘부과하다’ ‘매기다’ 등으로 쓰이는데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과세(課稅)라고 한다.  

계장(係長)을 뜻하는 계(係)와 계(界)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교육계니 언론계니 할 때는 ‘구분지을 계(界)’를 쓰고 예체능계 할 때는 ‘이을 계(系)’를 쓰며 총무계 인사계 등을 쓸 때는 ‘맬 계(係)’로 쓴다. 생각하기에 따라선 너무 디테일하다고 불평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어 그렇게 붙인 것이다. 

계(界)는 어떤 분야를 한데 묶을 때 쓰는 말이고, 계(系)는 여럿이 하나로 묶이는 모양을 지칭하는 말로 계통이나 체계와 관련된다. 전체 중 일부로서 조직이나 계통을 말한다.  인문계(人文系)와 모계사회(母系社會)도 마찬가지다. 반면에 계(係)는 사람인(人) 변을 부수로 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모임이나 집합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인사계(人事係) 총무계(總務係) 등이 그렇다. 이러한 각 계의 책임자를 계장(係長)이라 부른다. 하지만 병원에서 계장은 계장(系長)으로 쓰는 게 맞다. 하긴 누가 이렇게 일일이 구분해서 사용할까만, 요즘 인사철이라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본 것이다. 자고로 조직이 잘 되려면 인사가 만사가 아니라 능력이 만사가 되어야 한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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