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워낙 빠르게 변하다 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식(知識)분야는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농경시대에는 지식을 전달하는 속도와 지식의 유통기한도 길었지만, 지금은 시간 단위로 새로운 지식이 쏟아지고 있다. 이젠 어디 가서 아는 척(?) 하기가 힘들어진 시대가 된 것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좋은 점도 많다. 과거처럼 몇 몇 지식인들이 지식을 독점해서 장사를 해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지식에 대해 다양한 이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우리가 지식을 배우는 것은 자기 삶을 변화시키고 내가 소속된 공동체를 좀 더 아름답게 만들어가도록 하기 위함이 목적일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지식을 자기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는 게 문제다. 

특히 교과서에서 요구하는 것만 달달 외운 사람들이 지식인 노릇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를 망친 주범들 대부분이 그런 자들이었다. 마음까지 가 닿지 못하고 머리에만 머무는 지식은 공동체를 그릇되게 이끌 위험성이 농후한 법이다. 그들은 자기 지식을 제대로 가져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응용하거나 받아들이는 것을 아주 어려워한다. 그런 자들은 소위 말하는 인스트럭션(instruction) 즉, 지식 전달자이거나 지식 소매상들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래는 컨스트럭션(construction) 즉 지식을 창조하는 사람들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또한 지식인이란 말 속에는 대중들을 올바른 소리로 인도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알 식(識)’자를 ‘말씀 언(言)’+‘소리 음(音)’+‘창 과(戈)’자로 구성한 이유다. 원래 뜻은 본인들이 경험한 일을  점토판에 새겨 후세인들이 좀 더 올바른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럴 땐 ‘알 식(識)’자를 ‘표할 지(識)’ 자로 독음한다. 매천 황현 선생이 왜 난작인간식자인(難作人間識字人)이라고 하소연 했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은 요즘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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