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단순하게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어보지만 쉽지 않다. 내 프로필 사진 대문에도 ‘心ple하게 살자’고 써놨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런 문장을 보면 정말 ‘심플하게 살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방증할 뿐이다. 사실 “~하자” 라는 청유형 동사는 행동보다는 심리적 희망사항을 나타내는 게 대부분이다. 그리고 단순하게 살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결단이 필요한데, 가장 먼저는 별로 중요하지 않는 모임은 끊어야 한다.

나도 요즘 각종 sns를 탈퇴하거나 아니면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다. 솔직히 탈퇴해도 어느 누구 하나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 이런 것을 어떻게 서로 관계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의 관계란 그런 식으로 깊어지지 않는다. 하여 앞으로는 더 많은 모임을 줄이고 또 줄이려고 노력 중이다. 일단 그런 모임을 줄이고 나면 더 많은 시간이 남을 것이고, 그 시간에 차라리 책이라도 한권 더 읽던지 아니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훨씬 유익하지 싶다.

다소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단순할 단(單)’자에서 그런 의미를 유추할 수 있다. 말이 통하는 두(口口)사람만 있어도 인생의 밭(田)을 일구어(十)나가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의미로 풀어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함석헌선생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라고 읊었는데, 그 만큼 지음(知音)을 만나기가 어렵다는 뜻일 게다. 그러므로 쓸데없는 관계를 확장하느라 자신을 피곤하게 만들 게 아니라, 가까운 사람에게 집중하는 게 삶을 단순화 하는데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자고로 단순한 삶이 행복의 출발점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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