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해태라고 불리는 김은 100년 전부터 식용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714년 광양현감 허 심이 쓴 김여익의 묘표(墓表)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김을 처음 양식한 시기는 370여 년 전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김이라는 명칭도 김여익의 성씨를 따온 것으로 전해진다. 김 양식은 섬진강과 남해바다가 만나는 태인도 일대에서 인공적으로 포자를 받지 않고 밤나무 가지를 꽂는 김 섶꽂이 방식을 이용해 1900년 초반까지 이어졌다. 한편 마른 김의 유래는 갈대나 띠로 만든 풍석을 돛으로 사용하던 때에 해안 주민들이 배를 타고 나가 돌김을 뜯어오면서 돛대로 사용하던 풍석에 김을 말리기 시작하면서 종이 모양의 마른 김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김의 고향은 광양제철소가 들어선 태인도다. 김시식지는 전남도 기념물 제113호로 우리나라 최초로 김을 양식한 사람으로 전해오는 김여익공(公)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유적지다. 태인도에서 처음으로 김을 양식했다는 기록이 비문, 등초(謄抄)로 남아 영모재(永慕齋)에 보관되어 있다. 이 비문에 따르면 김여익은 병자호란 때 의병을 일으켜 김여준을 따라 청주에 이르렀다가 화의가 성립되었다는 말을 듣고 1640년에 장흥을 거쳐 이곳 태인도에 들어와 해의(김)를 시식하며 살았다고 한다. 김여익이 김양식법을 고안한 것은 1640년에서 1660년(현종 1)으로 완도·조약도의 김유몽, 완도 고금면의 정시원의 해의 시식설보다 빨리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영양가 많은 김은 다양한 반찬으로 등장하는데 그 중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게 김밥이다. 김밥은 그 종류도 많아 현대인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김으로 만든 부각은 술안주로도 즐겨 식용되고 있다. 밥맛이 없을 땐 김만 있어도 만사 오케이다. 호주머니 사정이 궁할 때 김밥 한 덩어리면 충분하다. 아마 물가 중에 가장 오르지 않은 물가가 있다면 김일 테다. 30년 전 김 값이나 요즘 김 값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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