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기억력을 관장하는 뇌 속의 해마(海馬)가 긴장을 하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한다. 스트레스가 기억력까지도 떨어뜨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할 수만 있다면 스트레스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겠지만 그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크게 놀랄 것은 없다. 기억력을 회복하는 손쉬운 방법이 있는데, 바로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들으면 되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은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기억력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아니, ‘즐거울 락(樂)’자와 ‘병 고칠 약(藥)’자가 같은 집안 출신이라는 것만 봐도 음악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성서에 보면 사울이라는 왕이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다윗을 불러 하프를 켜게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음악 치료는 아주 오래된 생활요법 중의 하나였음을 알 수 있다.

말이 나온 김에 차이코프스키 비창(悲愴)을 한곡 추천하고 싶다. 비록 선율이 한 없이 슬프기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런 슬픔이 우리 영혼을 닦아내는 세정제 역할을 해 준다는 사실이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입동이 시작되는 요즘 같은 계절에 비창은 인생의 또 다른 깊은 맛을 일깨워 줄 것이다. 알고 보면 우리는 다 마음이 아프거나 또는 몸이 아픈 사람들이 아닌가. 이럴 때 음악은 상비약처럼 아픈 우리 마음과 몸을 부드러운 선율로 어루만져 기억력까지 높여준다 하니 이런 횡재가 어딨겠는가.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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