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신문에서 매주 글을 쓰면서 밥을 벌어먹고 산지 꽤나 됐다. 그런데 어찌 된 것인지 글을 쓰면 쓸수록 어렵기만 하니, 부족한 내 자신을 한탄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글을 읽는 사람이 워낙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기에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심한 욕을 얻어먹을 때도 있다. 그럴 땐, “비난은 위장된 칭찬”이려니 하고 받아들인다. 생각해 보라. 내가 무슨 재주로 모든 사람들 마음에 드는 글을 쓰겠는가. 그것은 하느님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말이 있다. ‘豈得每人悅之 但求無愧我心(기득매인열지 단구무괴아심)’ “어찌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으리요. 다만 내 마음이 부끄럼 없기 구할 뿐이다.“ 라는 뜻인데, 이 말은 내게 큰 위로를 주기도 한다. 이젠 글쓰기 패턴도 변해서 그런지 요즘은 ‘글짓기’라는 표현보다 ‘글쓰기’라는 표현으로 옮아가는 것을 본다.

하지만 예전에는 글짓기라고 했다.  마치 건축가가 건축물을 짓듯이 농부가 농사를 짓듯이 그렇게 짓는 것을 글이라고 했던 것이다. 원고지(原稿紙)라는 말 속에는 아직도 그런 의미가 숨어 있다. 고(稿)를 ‘볏짚’ 즉 농사짓는 것에 비유한 것이 그 좋은 예이다. 원고지 네 모 칸은 바로 농부가 씨를 뿌리고 농사를 짓는 밭과 같았던 셈이다.  물론, 좋은 글을 쓰는 것 보다 자기가 쓴 글대로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할 테지만, 그 또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당신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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