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전문가들의 주장에 의하면 외로움은 전염성이 강하다고 한다. 요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정신과 전문의가 쓴 ‘감정의 온도’라는 책을 보면 외로운 친구를 곁에 두면 함께 외로워질 확률이 무려 40~65%까지 높아진다는 것이다.

어쩌면 남자들이 저녁 먹은 후  2차로 술집에 가고 싶어 하는 것도 외로움을 잊기 위한 하나의 몸짓인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어 한다. 인간(人間)이라는 한자 자체가 사이와 사이의 관계라는 뜻의 간(間)자를 쓰고 있다는 그 자체만 봐도 그렇다.

인간은 서로 연결된 존재인지라 너와 나는 결국 배(腹)가 다른 형제에 다름 아니다. 고독하다는 것은 마음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는 인식에서 시작되는 데, 우울증도 일종의 외로움이 누적 되어 빚어낸 내면의 어두운 단층인 셈이다. 사실 ‘아들 子’(외로울 혈孑과 통용)와 ‘오이 과(瓜)’자로 결합된 외로울 고(孤) 자는 제후와 관련된 말이다.

원래는 ‘어려서 아비가 없다’는 고아(孤兒)를 나타내는 말이었지만 제후가 상(喪)을 당했을 때, 외롭고 고통스러워 기댈 곳이 없는 심경을 표시, 스스로를 ‘고(孤)’라고 칭하게 된 데서, 보편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물론 가끔씩 느끼는 외로움은 창조의 원천이 되기도 하지만 지나친 외로움은 마음을 병들게 할 수 있다 하니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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