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목사들은 설교(說敎)한다 하고 스님들은 설법(說法)을 전한다고 한다. 같은 의미이기는 하지만 약간의 뉘앙스 차이가 있다. 굳이 공통분모를 찾는다고 하면 설(說)자에 있다 하겠다.

설(說)자는 문장에 따라 ‘말씀 설, 달랠 세, 벗을 탈, 기뻐할 열’ 등으로  독음된다. 그렇다. 슬퍼하는 자는 말씀을 듣고 슬픔을 달랠 것이요, 괴로운 자는 또 그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말씀을 듣고자 하는 것이다. 이처럼 말이란 단순한 소리와 문자의 뜻을  넘어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힘이 있다. 오죽했으면 말에 실수가 없는 자를 가리켜 성자라고 불렀겠는가. 

심지어 주역 계사전에는 "도야자언야(道也者言也) 즉 “도가 곧 언어다" 라고 기록 했으며 논어 마지막 문장은"부지언 무이지인야(不知言 無以知人也) 즉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지 못한다"고 결론을 지었다. 한 마디로 어떤 사람을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말을 안다는 뜻이고 그런 사람이 바로 군자라는 것이다. 물론 말길을 알아듣는 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진심을 다해 대화하고 경청할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특히 고위공직에 있는 사람이 말길을 알아듣지 못하게 되면 백성들이 괴로움을 당하는 법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지난 몇 개월 동안 그런 사실을 철저하게 몸으로 깨달았을 터이다. 그리고 베풀 설(設) 자와 말씀 설(說)자를 혼동하는 사람이 더러 있는데 주의를 요한다. 물론 깊이 파고들면 두 글자의 의미 역시 연관성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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