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기업유치보다 가성비 뛰어난 미래산업 지원해야

광양시의 청년정책 여건

 전남도 주민등록인구통계(‘16.12.31)에 따르면 청년연령을 만 18세~39세로 정의하고 있고, 광양시 청년인구는 전체인구 15만5580명 중 4만713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인구의 30.3%를 차지하는 비율로 인근 도시인 여수 27.5% 순천 28.7%보다도 높은 수치이며, 전국 평균보다 0.1% 높다.

 현재 광양시 청년정책 관련법령 및 조례를 살펴보면, 고용정책기본법 제9조2(지역일자리 창출대책의 수립)청년고용촉진특별법 제3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책무)와 광양시 청년단체 지원에 관한 조례(‘16.6.1), 광양시 청년일자리 창출 촉진에 관한 조례(‘16.6.29) 등이 시행되고 있다.

 또한 추진 중인 업무로는 청년 인턴제,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창출사업, 기초산업분야 맞춤형 일자리창출사업(광양만권일자리사업단), 지역 혁신 프로젝트사업(광양만권일자리사업단), 플랜트사업 고숙련 인력양성사업(HRD센터), RT용접 과정 등이 운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근로자 기능향상 교육 지원사업, 플랜트건설 근로자 기능향상사업, 취업지원센터 운영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민선6기 하반기 시정 역점시책인 ‘청년이 꿈을 이루는 도시’ 실현을 위해 ‘청년정책’을 총괄하는 팀을 신설하는 한편, 구체적인 청년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광양시 청년실태조사’ 용역을 실시하고, 광양청년 창업 아카데미 운영을 통해 청년정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市, 청년 정책 4대 핵심 전략

 광양시는 현재 ‘청년들이 광양에서 꿈을 키워나갈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안정된 직장을 얻어 결혼도 하고 가족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청년 정책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때문에 청년의 문제는 일자리를 많이 만든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닌 다양하고 총체적인 삶의 범주로 확대되고 있다는 사회적 변화를 인식하고, 이와 함께 청년의 가장 큰 문제인 빈곤은 단순히 물리적 결핍을 넘어서 시간의 결핍, 관계의 결핍, 정보의 결핍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청년의 욕구가 흐르는 곳을 향하는 것이 바로 트렌드, 청년정책을 성공하기 위한 출발점은 먼저 청년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으로, 수요자인 청년의 생각으로 관점을 바꾼다고 생각해볼 때 청년정책은 청년의 생각을 읽고 현 제도권에서의 다양한 시책을 적용하면서 청년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 제공과 그 과정에서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의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현재 청년 정책 4대 핵심 전략을 세우고 있다. 첫 번째로 정책기반조성이다. 이는 청년 공간 제공 및 청년공동체 육성을 통해 청년 상호간 청년의 문제를 논의·역량 강화 위한 청년활동공간 지원과 함께 청년정책이 지역 내 기성시스템 안으로 흡수되어 지역사회에 활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사업 발굴·지원함과 동시에 조례 제정과 위원회·협의체 구성, 실태조사, 기본계획 수립을 골자로 한다.

 두 번째 청년참여 확대 및 활성화다.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 발굴, 지역청년 참여 취업·창업·문화·삶의 질 분야에 관심을 갖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분야별 체험 플랫폼을 구축(컨설팅, 마케팅 등) 한다. 이를 통해 광양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청년브랜드’를 만드는 여건을 조성하고, 청년의 창조적 활동과 성장 생태계 조성 위한 청년센터 설치, 광양청년 모바일 소통 공간(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구축은 물론 청년정책 기획포럼, 아이디어 발굴 공모, 정책제안 발표 등을 통해 참여의 폭을 넓히는 데 있다.

 세 번째 일자리 지원(취업·창업)이다. 단순히 청년들에 국한될 문제는 아니지만, 우선적으로 지역경제단체 등과 협력, 청년실업 해소 시책을 발굴하고 행정기관, 기업 등 다양한 곳에서 인턴 기회의 문을 확대, 직업교육·기업의 직업학교 확장 운영, 시와 기업 공동 직업학교를 운영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고부가가치 직종(IT, 콘텐츠 분야) 직업교육훈련 프로그램 확대, 청년여성 특화 경력개발 프로그램 도입(여성가족부 시책 도입), 중앙부처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 참여, 서비스업계 근무를 선호하는 청년층의 취업률 저조, 서비스업계 신규 일자리 창출시책 개발, 중소기업 입사 후 중도 포기자 발생에 대한 해결책 강구, 창업희망자 수요조사(공모), 기존 건물 활용 창업공간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창업 인프라 확장과 시제품 제작 및 홍보 지원, 사업화 조기 정착 지원, 청년창업자 작품 매입 및 홍보 기회 제공하게 된다.

 네 번째로 청년복지(문화·예술·건강·삶의 질)다. 도시의 지속발전을 위한 청년들의 거주·활동 정책을 발굴하고 청년문화 활성화 여건 조성 및 문화·예술인 육성 지원, 청년들이 열정을 발산할 수 있는 문화공간 조성, 인근 도시 문화적 팽창에 따른 소비·거주 행태 지양대책 마련, 문화귀촌, 청춘문답, 청춘토크콘서트 등을 추진하게 된다.

명확한 청년 나이 기준 마련해야

 위에서 언급했듯이 광양시는 청년의 나이 기준을 만 19세~39세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의도 다시 한 번 따져 상한 나이를 높여 지원의 폭을 넓힐 필요성도 있다는 것이다. ‘청년’하면 보통은 건강하고 활기찬 20대의 사람들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전적 정의도 신체적 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이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정확히 청년의 나이를 몇 살이라고 정의하기에는 각 주체마다 다른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될지 모르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나와 있는 기준을 살펴보면 최소 15세부터 최대 45세까지 청년이라고 할 수 있다. 행정부처마다, 지자체마다, 정당마다 청년의 나이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심지어 20~30대가 거의 없는 농어촌지역은 49세 이하까지 청년으로 보기도 한다. 정부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청년 나이를 15세 이상 29세 이하인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이 청년 미취업자를 고용하는 경우 15세 이상 34세 이하인 사람으로 두고 있다.

 또 고용부와 중소기업청은 사업에 따라 39세까지도 청년에 포함하고 있다. 고용부는 청년 인턴을 모집할 때 군필자는 39세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중소기업청도 청년창업사관학교 모집 때 39세 이하로 나이 제한을 뒀다. 이처럼 청년취업과 관련된 법의 시행령 등에서 청년의 나이를 규정하고 있을 뿐 현행법상 청년 나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적용되는 법마다 청년의 나이 기준이 오락가락하는 셈이다.

 청년의 나이를 규정하는 기준이 다른 것은 부처뿐만이 아니다. 경기도는 만 19~34세를 청년으로 규정하고 이에 해당하는 청년 중 저소득층 및 장기 미취업 구직자에게 직업교육비를 지원하는 제도를 준비 중이다. 경상북도는 10년을 더 늘려 만 15~39세를 청년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수원시는 청년기본조례에 따라 청년나이를 만 19~39세로 규정했다.

 또 성남시는 청년나이를 만 19~24세로 정하고 있고, 부산시는 청년기본조례에 따라 청년을 만 15~29세로 규정하고 있다. 심지어 광양과 가까운 곡성군은 65세 이상 인구가 30%를 넘는 현실에 따라 만 19~49세를 청년으로 본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로 당헌·당규상 청년을 만 45세 미만, 만 45세 이하, 만 40세 미만으로 규정하는 등 각양각색이다.
이처럼 청년의 나이 기준이 달라 혼선을 빚은 최근 사례가 바로 서울시의 ‘청년수당’과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다. 서울시는 서울에 1년 이상 거주하는 만 19~29세를 대상으로 한 반면 고용부는 18~34세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미래산업 육성에 적극 지원 필요

 광양시의 청년 정책에 관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계획은 진행형이다. 현재 실시 중인 용역이 끝나고 나면 그 결과를 토대로 세밀한 계획이 마련되게 된다. 광양시가 본격적인 청년정책 마련에 나서게 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그동안 우리가 흔히 일컫는 소위 청년들은 실업난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꿈은 있어도 여건이 좋지 않아 그 꿈을 포기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꿈을 포기한 청년들이 갈 곳은 더욱 없다. 밤이 되면 그나마 관내에서 청년 인구가 많은 중마동이나 광양읍의 거리조차 사람이 없다. 그들은 다 어디 있나? 거리는 조용한데 그들 대부분은 술집 아니면 PC방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수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들은 마땅히 갈 곳도 없지만, 딱히 할 것도 없다.

 너무 지나친 표현일지 몰라도 이것이 광양, 아니 전국적인 청년들의 실상이다. 사회구조가 그렇다. 혹자는 이처럼 방황하고 사회를 원망하는 그들을 위해 자신들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질책할지도 모르겠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이렇게 정책 마련에 애쓰는 것만 봐도 개인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 드론 교육원 ‘날다’ 강원혁 대표

 이현성 광양시 청년정책 팀장의 소개로 찾아간 광양읍에 위치한 ‘날다’ 드론 교육원. 이곳 강원혁 대표는 올해 43세.

 분명 광양시에서 정의한 청년은 아니다. 하지만 드론 사업에 처음 뛰어들 당시 그는 느지막한 청년이었고 드론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고군분투하며 눈물겹게 일어선 이야기를 들려줬다.

 무엇보다 정보통신기술(ICT)에 드론(Drone 무인항공기)이 쓰이며 국내외 벤처업계가 드론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는 시점에서 무인촬영에만 집중돼있던 개인용 드론에서 운송, 농업, 기상관측 등 상업용 드론 개발을 위한 협업이 늘어나고 있고, 강원혁 대표 역시 이들 분야에서 국내 최고 드론 전문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가장 주목할 점은 강 대표가 초창기 행정적인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는 점, 향후 5년 안에 연 매출 60억원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교관 배출은 물론 청년들과 함께 이들을 위해 창업이나 이 분야 최고의 인재로 길러내 광양시의 청년정책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단순히 광양시가 기업유치와 같은 막연하고 일방적인 정책을 펼쳤다면 이제는 거기서 탈피해 청년이 직접 그들의 미래를 고민하고 정책적 틀 안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터를 마련해 주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즉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 청년이 생각한 창업아이템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곧 대선이다. 그간 선거에서 청년들의 투표율은 중장년층에 비해 저조했다. 하지만 최근 촛불집회를 계기로 국정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여론 조사도 있다. 이제는 정책의 소외자에서 주도자가 돼야 한다는 인식. 과거와는 다른 각종 청년 정책이 쏟아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는 않다. 청년들이 깨어나고 있다. 결국 청년이 미래인 것이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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