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여자 옷고름 푸는 소리에 민감하고 여자는 남자 지폐 세는 소리에 민감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아마 이 말에 자기도 모르게 헛웃음을 흘렸다면 동의한다는 뜻이렷다. 요즘처럼 돈이 최고 가치를 지니고 있는 시대엔 더더욱 돈 세는 소리에 민감하지 싶다. 오늘 그림은 여자가 창밖을 보며 옷을 허리에 걸치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여자는 왜 그렇게 창밖을 보고 있을까? 그것은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답답한 속박을 벗어나고 싶어 그러지 않았을까 추측해 볼 뿐이다. 그러고 보면 窓門은 참 이상한 용도로 쓰인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일 것 같은데, 창문이 없는 집은 이상하리만치 삭막하다. 창문은 참으로 다양한 쓰임새를 가지고 있다. 공기를 정화할 때도 쓰이고 경치를 볼 때는 물론 이거니와, 사랑하는 사람의 세레나데를 들을 수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사랑에 빠지게 되면 자신을 잃어버린다. 이성은 마비되고 정신은 혼미해진다. 특히 남녀가 몸과 몸을 포개는 순간에는 그야말로 천상의 세계로 올라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밤만 되면 뭇 사내들은 거리를 방황하며 몸을 포갤 여자를 찾아 헤맨다. 매춘은 이러한 남성의 심리가 만들어낸 욕정의 소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테다. 비록 황홀경이 겨우 3분 남짓에 불과하지만, 그 짧은 시간을 위해 기꺼이 도덕도 윤리도 내팽개치고 마는 것이다.
 

포르노 작가들이 단순한 단어를 쓰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 한정된 단어만으로도 남성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따지면 엄청 수지맞는 장사다. 욕정을 해소하는 데 복잡할 필요가 뭐 있겠는가. 적절한 자극만 주면 몸은 자신을 스스로 해체하는 것이다. 사타구니, 음부, 따먹다, 자지, 애액, 엉덩이, 빨다 등등 이런 단어만으로도 남성들은 쉽게 달아오른다.
 

제 아무리 엄숙하고 경건한척 하는 사람도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 몸은 본능으로 이뤄져 있고 본능을 이길 수 있는 어떤 대체물도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여인이 남성을 갈망한다고 섣불리 단정 짓지는 말자. 아무리 악독한 사람도 때로는 천상의 것을 갈망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는 법이다. 다만 이 여인은 어딘가 모르게 조금 쓸쓸해 보인다는 것뿐이다.
 

그럴 땐 뒤에서 살며시 안아 주자. 안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는 법이다. 물론 대부분의 남성들은 끝장을 보려 달려들겠지만. 여인이여, 너무 슬퍼마라. 인생은 어쩔 수 없이 몸을 포개야 살아갈 수 있는 동물이니. 배가 고프면 밥을 먹듯이 몸이 고프면 몸을 포개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포갤 땐 뜨겁게 포개자.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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