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이 하도 어지러워 그런지 주역(周易)이 자주 눈에 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자기 미래가 궁금하게 마련일 터. 그래서 점(占)을 아무리 미신이라고 타박을 해도 자기도 모르게 점집으로 발길을 돌리거나 오늘의 운세에 눈길이 돌아가게 된다. 주역이 살아남은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주역을 주나라의 점책으로 보지만, 내 견해는 좀 다르다. 먼저 주(周)자에 대한 해석이다. 글자 그대로 두루두루 영향을 미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듯이 주역이란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사람들의 인생을 바꿔(易)간다는 뜻이다.

우리가 삶을 바꾸고자 하는 것도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되길(吉) 바라기 때문인데, 주(周)자에 좋을 길(吉)자가 들어 있는 이유다. 그리고 주(周)를 결정짓게 하는 것은 바꿀 역(易)이다. 뭔가를 바꾼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한 번 바꿔 놓고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래서 쉬울 이(易)자로도 해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주역 64괘를 모두 해석한다 해도 여전히 마지막 괘는 미제(未濟)로 끝을 맺고 있다. 결국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뜻이요, 자기가 자기 인생의 주역(主役)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하겠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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