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학교 교수의 일화 한 토막. 중간고사 시험문제에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의 뜻을 쓰라고 했단다. 그리고 시험지를 걷어 채점을 하던 중 기가 막힌 오답을 보았다고 했다.

답안지에는 ‘정신이 일도(一度)만 틀어져도 일을 완성하지 못한다’고 적혀 있었다는 것. 그 학생은 ‘一到’를 ‘一度’로 착각했던 것이다. 생각 같아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는 후문이다.  맞다. 특히 고위직에 있는 사람의 정신이 잘못 박히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피해를 가져오게 되는 법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一到의 정신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다 알다시피 ‘이를 到’자는 몸에 칼을 품고 있는 한자다. 옛날 먼 길을 떠날 때는 자기를 지킬 수 있는 무기(칼) 하나쯤은 몸에 소지하고 있어야 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를 지(至)’와 ‘칼도(刀)’자로 구성했던 것이다. 물론 그  무기라고 하는 게 굳이 칼이 아니어도 좋다.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 정도로 비장한 각오를 품을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만 깨달아도 충분하지 싶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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