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동화작가 故 정채봉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순천을 방문한 故 정채봉의 미망인 김순희 여사를 지난23일 광양읍 모 카페에서 만났다.

하루종일 비가 내렸던 이날, 김 여사는 약속시간에 맞춰 아들 정승태씨(32)와 함께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녀는 안부 인사를 끝내기 무섭게 남편 정채봉과 주변인물들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지금은 경기도 이천에서 아들 승태씨와 함께 어린이 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그녀는 현재 순천시가 관리하고 있는‘복합문학관(김승옥.정채봉)’에 대해 섭섭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처음 순천시에서 정채봉 문학관을 짓기 위해 예산을 따 왔는데 유족들이 허락해 주지 않으면 다시 반납해야 한다고 하도 떼를 쓰길래 허락을 해주었는데, 막상 문학관이 건립되고 보니 여러 가지가  실망스러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생각한 것만큼 문학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다 김승옥 소설가와 함께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바람에 남편의 유품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함에 따른 서운함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사는 이날 인터뷰자리에서 “광양시에서 정채봉 문학관 건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준다면 모든 유품을 광양시에 기증할 마음이 있다”며“광양시가 제대로 된 문학관 건립에 앞장서 주기만 한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이어 “남편도 입버릇처럼 말하기를 내 출생지는 순천이지만 그것은 행정구역상에 불과할 뿐, 진짜 내 고향은 광양이라고 늘 입에 달고 살았다”며“ 남편의 모든 작품은 바로 광양에 근본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광양시가 적극적으로 정채봉 문학관 건립에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광양농고(현재 광양하이텍고)를 졸업한 故 정채봉 작가는 1973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 20만부 이상 팔린 ‘멀리 가는 향기’를 비롯해 ‘초승달과 밤배’,‘오세암’등으로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으나 2001년 1월9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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