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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18 본성까지 감출 수는 없는 법
  • 홍봉기 기자
  • 승인 2016.09.1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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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이나 짐승의 몸이나 실체는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실 물리적으로 보면 둘다 물컹한 고깃덩어리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면 뭣 때문에 우리는 서로 다름을 구별 짓는 것일까? 내 생각엔 ‘의미’ 부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람은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신성과 세속을 구분지어 왔으며 또한 거룩과 타락을 구분지어 왔다. 태생적으로 경계를 나누고 싶어 하는 속성을 타고 난 셈이다. 사실 자연은 성과 속을 나누지 않는다. 인간만 그렇게 의미를 나눠 스스로에게 위대성을 부여해 왔던 것이다.

이번 주는 추석 연휴다. 그래서 목욕을 마치고 잠시 물기를 말리고 있는 소박한 여인의 등을 그려봤다. 어딘가 모르게 쓸쓸함이 묻어 나오는 것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사람이 발가벗을 때 솔직해진다고 믿고 있다. 감출 것이 없는 그 경지가 바로 거룩함의 경지요, 노자 말한 無爲의 경지가 아닐까 싶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대부분 사람들은 에로티시즘과 포르노 사이에서 그네타기를 하며 한 세상을 흘러 보낼 것이다. 왜냐하면 그게 사람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안 그런 척, 시침을 뗄 수는 있지만, 본성까지는 감출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솔직한 인간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은 에로스에서 태어나고 스톨게에서 성장하고 필로스에서 성숙하고 아가페에서 완성된다는 말은 어느 정도 진리가 아닐까 싶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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