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경보에 열대야현상까지 겹쳐 죽을 맛이다. 아무리 ‘더워야’ 여름답다고는 하지만 이건 좀 심하지 싶다. 세계 곳곳이 이상고온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폭염은 말 그대로 난폭(亂暴)한 더위(炎)를 말한다.

치 사람이 사람을 폭행하듯이 더위가 사람을 폭행(暴行)하고 있는 현상을 절묘하게 표현 말이다. 그래서 '내리 쬘 폭(曝)'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나울 폭(暴)'자를 쓰게 된 것이다. 그나마 조금 위로가 되는 것은 입추(立秋)가 지나서 그런지 새벽공기는 제법 선선해졌다는 사실이다.

저녁에 문을 열어놓고 자다가도 새벽에 일어나 다시 문을 닫아야 할 정도가 됐다. 이처럼 가을은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우리 곁으로 오고 있는 것이다. 모르긴 해도 곧 있으면 또 춥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긴 소매 옷을 찾게 될 것이다. 특히나 요즘 밤낮으로 울어대는 매미 울음소리가 더 애절하게 들리는 것을 보니, 확실히 가을이 오고 있기는 하나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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