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은 겹받침이기 때문에 발음하기가 여간 곤란한 게 아니다. 아마 표준 발음기호대로 읽는 사람이 드물지 싶다. 예를 들면 '닭아'는 ‘달가’ 라고 읽어야 하고, '닭이‘ ’달기‘라고 '닭도'는 ’닥또‘로 읽어야 한다.

그러나 실생활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흔히 멍청한 사람을 가리켜 ’닭대가리‘라고 하지만 그건 닭의 속성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닭은 생각보다 훨씬 똑똑한 가축이다.

특히 먹이를 먹을 땐 큰놈이 나중에 먹고 작은 놈이 먼저 먹을 정도로 사회적 약자를 먼저 배려하는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동물이다. 승자독식주의가 판을 치는  사람살이에 비해 닭은 얼마나 지혜로운지 모른다. 재밌는 것은 닭계(鷄)자를 보면 닭의 속성이 그대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닭 계(鷄)자는 큰 배 해(奚)자에 새조(鳥)자로 구성된 글자다. 발톱(爪)은 날카롭고 머리는 작고 몸통은 크다(大)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는 한자다. 더 나아가 새벽을 알리는 새라는 뜻도 있다. 사람들은 벼슬하나 달겠다고 그처럼 발버둥을 치는데 비해, 닭은 아예 벼슬을 달고 나오니 얼마나 부러운지 모른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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