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비싼 토지가격 지원 대책 부족 해결해야

 획일적이고 바쁜 도시생활을 접고 농촌에서 인생 2모작을 시작하려는 인구가 해마다 증가하면서 귀농·귀촌이 뜨거운 관심사다. 2000년 들어 귀농·귀촌인이 몰리기 시작했다.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국내 내수 경기가 어렵게 되자, 도시에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고향으로 또는 농촌으로 이동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2010년 다시 한 번 재현되고 있다.

 이번에는 베이비붐 세대의 귀촌·귀농이다. 베이비부머 은퇴자는 제2의 귀농 물결을 주도하고 있다. 이비부머의 은퇴 행렬이 시작된 것은 2010년 전후다. 이후 해마다 수십만 명이 기존 직장에서 나오고 있다. 이들은 고민 끝에 도시를 등지고 농촌에서 여유로운 삶을 꿈꾼다. 이에 정부에서는 산업일선에서 본격적으로 은퇴가 이어지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돼 부담을 덜고,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농촌에는 단비와 같은 존재여서 이들의 안정적인 이주와 정착을 도울 박람회가 줄을 이으며 정책적 지원책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귀농·귀촌 인구 증가 당분간 지속

 귀농·귀촌 인구 증가는 통계청 통계에 확실하게 그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2010년을 기점으로 그해 9732명, 2011년 2만3415명, 2012년 4만7322명, 2013년 5만6267명, 2014년 8만855명 등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10만 명을 넘어섰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이주가 크게 늘며 농촌에서 도시로의 이주를 추월, 오랫동안 우리 인구이동의 대표 명사로 불렸던 이촌향도에서 이도향촌으로 역전됐다.

 실제 시(市) 이상 지역에서 군(郡) 이하 지역으로 이동한 통계청 국내 인구이동통계를 보면 2009년부터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이주가 농촌에서 도시로의 이주를 웃돌고 있다. 같은 해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이주가 43만9318명이었고 농촌에서 도시로의 이주는 42만4847명이어서, 농촌으로의 이주가 1만4471명 많았다.

 2014년에는 도시에서 농촌으로 옮긴 인구가 36만 7677명,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한 인구가 33만 5593명이어서 3만2084명이 농촌으로 더 들어갔다. 이는 5년 새 약 2.2배 늘어난 수치다. 이전 IMF외환위기나 카드대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기가 크게 출렁일 때마다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이주는 있어왔다. 이때는 직장을 잃거나 사업을 접은 사람들이 생계를 찾아 농촌으로 들어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2009년 이후 도시에서 농촌으로 옮긴 인구는 산업 전선에서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가 주력층이고 30~40대 젊은 층이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전원생활을 즐기며 삶의 여유와 내면의 행복을 찾으려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한다.

광양으로 가기엔 뭔가 부족하다

▲ 지난 3월 광양시 귀농 농가를 방문한 이양호 농촌진흥청장

 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광양시의 귀농·귀촌인 수는 2013년 60세대 106명, 2014년 29세대 47명, 2015년 90세대 97명인 것으로 분석됐다. 엄연하게 따지면 감소세라고 평가할 수 있다. 요즘 귀농·귀촌의 핫플레이스로 명성을 얻고 있는 곡성군은 2014년 귀농·귀촌인 157명에서 지난해 귀농·귀촌인 395세대 681명이 새보금자리를 틀었고, 올해 3월까지 귀농·귀촌인 117가구, 총 253명이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만 비교해도 광양시와 7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물론 시와 군이라는 행정구역이라는 차이가 작용한 탓도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광양시는 귀농·귀촌을 생각하기엔 지역의 토지 값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귀농·귀촌인을 지원하는 시의 정책도 부족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백운산과 인접한 봉강, 옥룡, 다압면 등에서 귀농을 계획했던 A씨는 “광양으로 귀농할려고 토지 가격을 알아봤는데 비싼 곳은 평당 30만원이 넘는 곳도 있었고, 내가 원한 토지도 평당 20만원이어서 솔직히 부담돼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보통 전남도내 도심 외 지역의 논과 밭은 평당 평균적으로 5만원~10만원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광양 일부지역은 확실히 비싸게 거래되고 있어 A씨 사례처럼 귀농·귀촌을 망설이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들을 지원하는 시책 또한 미비하다. 곡성군은 귀농·귀촌인구의 적극적인 유치를 위해 지난해 귀농·귀촌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전면 개정해 시행하고 있으며 귀농·귀촌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중점사업으로 시행하며 귀농·귀촌 업무전담팀을 신설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시관계자는 “그동안 시는 타 시·군에 비해 비싼 토지가격과 농지의 감소로 귀농·귀촌 인구가 적었고 지원 대책도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며 “올해부터 농가주택수리비 지원, 귀농인 농업창업 및 주택자금 융자금 지원, 귀농·귀촌 교육, 빈집 및 농지 알선 등의 다양한 지원으로 귀농 초기에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성공적인 정착과 유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귀농·귀촌의 꿀팁

 ▷굳은 각오와 철저한 계획 필요 - 귀농 전에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조사가 전제돼 있어야 한다. 단순히 텃밭이나 일구고 마음 편히 공기 좋은 곳에서 쉬엄쉬엄 쉬어가면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면 귀농을 하지 말아야 한다.

 농사로 생활을 유지하려면 작물이나 재배방식에 따라서 최소한의 경작면적이 필요한데 단순히 200~300평정도의 텃밭 수준이라면 본인이 살아가는 여건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는다.

 ▷집과 농지 구입은 신중하게 - 귀농이나 귀촌 후 생활에 적응 될 때 까지는 집이나 토지는 임대를 하면 된다. 외부인이 땅을 사려고하면 땅의 가치와 시세를 알 수 가 없다.

 바가지를 쓰지 않기 위해서도 그렇고 지역 시세 보다 비싸게 구입한 땅을 처분하지 못해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꼼짝 못하게 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이웃과 무조건 친해져라 - 귀농·귀촌은 당초 생각하고 있던 환상적인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외롭고 힘든 길에 의논 한마디 할 수 있는 상대가 없다는 것은 귀농·귀촌의 실패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원주민이나 먼저 귀농한 선배들을 열심히 찿아 다니며 조언을 듣는 것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그들과의 왕래를 자주하고 초기 텃세를 감안하고 마을행사 등에 부지런히 쫓아다니며 주민들이 마음 열기를 기다리면 시간이 자연스럽게 해결해준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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