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의 전폭적 지원과 기업참여 절실

▲ 광양하이텍고 전경

 도제교육은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교육 방식일지도 모른다. 쉽게 말하자면, 도제교육은 직업 교육의 한 형식으로서 13C 이후 산업혁명기까지의 가내 수공업 사회에서 실시된 것이다. 10세가 지난 어릴 때부터 상업, 공업, 기술 등의 분야에서 뛰어난 장인(匠人)의 개인 집에 다니면서 도제가 되어 봉사하면서 학습하기 시작한다.

 그 교육 내용은 직업 관계는 물론 인격 교육에까지 미친다. 매우 엄격한 압제적인 훈련을 비교적 장기간(5∼7년)에 걸쳐 이수한 뒤 다시 일정한 작품 제작에 합격해야 비로소 장인이 된다. 이를 우리나라의 직업교육과 접목시킨 것이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학교 중심의 우리나라 직업교육과 독일·스위스의 산업현장 중심 도제식 직업교육의 강점을 접목시킨 것이다. 학생은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이론과 기초실습을 병행하고 졸업 후에는 취업을 보장받는다. 기업은 신입사원 재교육 비용을 줄이면서 우수 인력을 조기에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

광양하이텍고의 도제교육은 계속된다

 교육부는 올해 도제교육 시범 운영학교를 포함한 60개 학교의 학생 2704명이 863개 기업에서 도제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2017년까지 200여개 특성화고를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로 운영할 계획이며, 공업계열뿐 아니라 정보기술(IT)과 서비스 분야 학생도 일·학습 병행제 혜택을 누리도록 추진하고 있다.

▲ 광양제철소로 체험 학습을 나간 하이텍고 학생들

 광양지역은 하이텍고등학교가 지난 2014년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전국 실업계고를 대상으로 실시한 ‘스위스 도제식 직업교육’ 시범 운영 학교에 선정됐다. 스위스 도제식 교육은 매년 20억원(5년간 100억원)이 지원, 당해 1학년(60명)부터 적용되며 지난해부터 5년간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특히 광양하이텍고(교장 조의식) 도제교육의 운영은 광양지역을 비롯한 국내 기업에서 요구하는 용접 인재를 양성,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실무능력 및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현장 적응능력을 배양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는 매년 2학년을 대상으로 2년간 50명의 참여 학생을 선발해 약 8주 간격으로 협약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학교에서 특수용접 관련 이론 및 기초 실습 교육을 실시하고 협약기업에 학습근로자의 신분으로 파견되어 기업의 특수한 직무를 명장급의 현장교사로부터 전문교육을 받게 되며, 졸업 후 파견 기업으로 취업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기술사관 육성사업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전문화된 기술·기능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지역 특화업종 위주의 전문대학과 특성화 고등학교의 유기적인 연계 교육과정을 통해 지역산업체가 요구하는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는 기술인재 육성프로그램이다. 광양하이텍고는 순천제일대와 지난 2012년부터 사업을 추진해 현재 5년차를 맞이하고 있으며, 지역을 기반으로 전국 각 사업체 기계정비 분야의 필요한 전문인력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고교 기계과 3년 교육과정과 순천제일대 기계과 2년 교육과정을 연계, 총 5년간 기계정비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참여 학생이 교육과정을 이수해 해당 분야의 핵심 기술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기술사관 학생은 산업기사요원으로 선정해 협약업체에서 병역특례 혜택을 받으며 직장 경력을 쌓을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지고 있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의지가 기술사관육성 프로그램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다.

도제교육 성공은 적극적인 기업참여가 우선

 광양하이텍고는 도제교육의 환경조성과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도제교육 운영위원회 ▷참여기업 협의회 ▷학교자체협의회 ▷도제교육구성원연수 ▷시설 및 훈련장비 지원에 나서고 있다. 또한 안정적인 교육을 위한 산업체 발굴과 결연을 위해 ▷산업체 발굴 협의회 ▷산업체-학생 결연활동 ▷업체 맞춤형 현장교육 교육과정·교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하이텍고의 도제교육 참여 기업은 16개 업체로 44명 학생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는 21개 업체에 53명의 학생이 협약을 맺었다.

▲ 지난해 도제교육 간담회를 위해 방문한 황우여 전 교육부장관

 하지만 이러한 성과의 이면에는 도제교육 담당교사들이 기업과 연결고리를 직접 발굴, 비즈니스와 마케팅까지 학교와 교사가 직접 담당해야 하는 어려움도 뒤따르고 있다. 다시 말해 학교와 교사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않는 이상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하이텍고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산·학·관 현장훈련 및 채용 협약식’을 맺었다. 이 자리에서 참여업체를 대표해 인사말에 나선 ㈜유양기술 김찬주 대표는 “도제학교는 회사의 실정을 고려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며, 기업과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서 긍정적이며 참여학생에 대해서는 정직원으로 채용할 것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좋은 사업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일시적인 차원이 아닌 지속적인 차원으로 정부나 지자체, 기업에서 더욱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지난 6일 열린 도제교육 산학관 현장훈련 및 채용 협약식

 이어 “도제교육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나라의 사례를 정확히 분석, 이해하고 선행 경험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을 통해 도제식 직업교육의 개념을 정확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도입 초기 단계부터 정부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제도와 예산이 적극적으로 지원돼야 하며, 참여기업의 학생교육에 대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관내 모 업체 관계자는 “광양지역의 대다수 기업은 철강산업과 연관된 업체가 대다수인데 현재 경기침체로 인해 고등학생에게 기술을 가르쳐 줄 여유 있는 업체가 당장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며 “또한 하이텍고의 학과 중 지역 특성상 기업과 연계할만한 직종이 마땅치 않은 것도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다. 때문에 학교에서도 ‘기계’, ‘전자·전기’ 등 참여기업을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직종 위주로 사업단을 구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 커터 작업 중인 광양하이텍고 학생

 조의식 교장은 “현실적으로 기업참여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차원에서 노력한 결과 학생들의 교육열이나 지역사회의 인식이 점점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며 “관련 학교 관계자들이 수고가 더 해지더라도 학생들과 기업을 위해서라면 앞으로도 도제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을 통해 회사가 만족하고 학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육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양하이텍고 도제교육 참여기업

2015년 참여업체

(주)케이원테크, (주)메인테크, (주)에프엠씨, (주)건우, (주)유니테크, (주)성광, (주)유양기술, (주)유림산업, (주)엠티에스, (주)태영기업, (주)썬테크, (주)비피시, (주)레일, (주)동천산업, (주)픽슨, (주)신성플랜트

2016년 신규업체

(주)반도산업개발, (주)삼성플랙스, 중앙이엠씨(주), (주)알엠테크, (주)다온테크, (주)기성, (주)정도이엔지, (주)디엠티, (주)하나테크, (주)신영엔지니어링, (주)목양기술, (주)삼우에코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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