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외로운 존재들이다. 당신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큰소리칠지 모르겠지만, 인생의 쓴 맛을 보고 나면 그렇다는데 동의를 할 것이다. 그래서 홀로 있어도 권태나 무료함을 느끼지 않는 필살기 하나쯤은 마련해 두는 게 좋다.

내 경험에 의하면 예술을 가까이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아, 예술이라는 말만 해도 고개부터 절래절래 흔드는 사람이 있는데, 그렇게 고차원적으로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그냥 퇴근길에 잠시 석양을 보면서 감탄을 하는 것도 예술이요,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 앞에 서서 눈길을 주는 것도 예술을 하는 행위다.

그렇다. 예술? 누구나 향유 할 수 있으며 또 누구나 생산할 수 있다. 그동안 예술에 주눅이 들었다면 지금부터 어깨를 쭉 펴고 당당하게 대하라. 그러면 콧대 높은 예술도 슬그머니 고개를 숙이게 될 것이다.

그런 마음을 담아 불금이라고 부르는 오늘, 푸른색 여인을 그려봤다. 이 여인의 모습이 다소 쓸쓸하게 보이겠지만, 괜찮다. 우리 삶이 성숙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쓸쓸함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니까. 이는 마치 와인의 숙성을 도와주는 디켄터 병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마음속에 이런 유리병 하나 간직하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쉽게 허물어 지지 않을 것이다. 그 어려움이 변해 곧 맛있는 포도주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순간부터 당신은 당신의 삶을 음미(吟味)만 하면 된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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