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룡면 추산리 도선국사마을, 조용하면서도 고즈넉한 그곳에서 도자기 공예 강의에 바쁜 조주현 도예가, 투박한 농촌마을이라서 더 정감 있는 그곳에서 유액을 바르며 수강생들과 정다운 이야기 꽃을 피웠다. 자신의 모습을 꾸미거나 바꾸고 싶지 않다며 순수한 모습 그대로의 이야기를 실어달라는 조주현 도예가를 만났다.

추산리 농촌테마마을, 50만명 넘게 방문
조주현 도예가는 광양에서 작품활동을 해온 지 벌써 20여년에 접어 들었다.
“이곳 추산리에 농촌테마마을을 조성하고 활성화 방안대책을 마련하면서 청춘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뛰어다니며 도선국사 마을을 탄생시켰습니다. 도자기 공예 체험장이 첫 번째로 들어섰으며 체험과 방문 관광객이 50만명 넘게 다녀갔어요. 농촌테마마을이 전국에 40여개 있는데 방문객 수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테마마을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줘야 하는데 지원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가 먼저입니다. 볼거리, 즐길거리에 체험장까지 갖춰진 도선국사 마을을 시에서 지원해주고 육성해주면 전국에서 가장 활성화된 테마마을로 조성 가능한데 시 지원 없이 저희가 가꾸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남권 최초로 도자기 전공자 박사학위 취득
“제가 존경하는 작은 아버님의 영향을 받아 학위를 취득하고 싶은 목표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 것이 희망이었고 방과후 강사를 하면서 어린이들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가질 수 있고 이룰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희망을 전달해주고 싶은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조주현 도예가는 전남권에서는 최초로 도자기 전공자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수를 할 계획이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저는 교수보다 아이들을 좋아하기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업이 좋습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과 거짓 없는 흙을 만지며 사는 것이 도예가의 삶으로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0명의 아이들에게 10년째 장학금 기증
“도예가로 활동하면서 나의 재능으로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목표를 전달할 수 있는 일이 참 좋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가난하더라도 예술가로 산다는 것은 행복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에게 보람 있는 일이 있다면 작지만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06년도부터 10명의 아이들에게 10년째 장학금을 기증하고 있는 조주현 도예가, 그는 지금까지 2천만원 가량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지정기탁은 특정 아이들에게만 전달되는 느낌이 들어 할머니와 사는 소녀 소년 가장, 혼자 사는 청소년, 편부모 청소년들을 돕고 있다.
 “가장 어렵고 꼭 도와야 하는 청소년들을 선생님께 추천 받아 제 이름으로 하지 않고 제가 소속된 전국 참교육 학부모회 광양지부 이름으로 전달하고 있는데 작지만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어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라실 예술촌 획기적인 아이템과 도립미술관 연계한 프로그램 필요
“사라실 예술촌이 생기는 사곡초등학교는 저의 모교입니다. 지금도 사곡리 본정 마을에서 40년 넘게 살고 있어요. 사라실 예술촌이 활성화 되려면 소통과 상생의 장소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희생과 노력 없이 욕심과 명예만 가지고 이 사업을 운영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획기적인 아이템과 도립미술관과 연계한 프로그램, 체험활동사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성공과 실패는 좌우됩니다. 다년간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러 색깔의 작가보다는 운영에서 시행까지 운영자의 의지와 지역민과의 소통, 광양이라는 브랜드 가치창출을 바탕으로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는 꿈과 희망 그리고 아이들에게 체험 문화를 만들어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통도자기 뿌리 내리고 싶어 수강생들 재료비는 제자리
광양시여성문화센터 10년 강의, 금호동주민자치센터 8년 강의를 맡아 하면서 재료 값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5만원을 받는다. 재료 값 제대로 받았으면 부자 됐을 것이라며 활짝 웃는 그는 오직 전통도자기를 뿌리 내리고 싶어 많은 수강생들과 강의하는 즐거움이 돈보다 더 값진 것이라고 한다.
“’주부들의 나들이’ 동아리가 있어요. 수강생들이 만든 동아리인데 8년째 작품전시를 하며 도자기공예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학교나 자치센터 등에서 강의를 하고 추산리 농촌테마마을에서도 작업과 체험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사전예약과 함께 찾아오시면 다양한 테마와 연령별 수업으로 자신만의 도자기를 만들 수 있고 단체일 경우는 할인 혜택도 있습니다.”
겸손이란 단어를 늘 생각하며 산다는 조주현 도예가는 따뜻하고 열심히 작업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한다.
“제가 가장 꿈꾸는 것은 직접 지은 뜰 넓은 작업실과 전시실을 갖는 것입니다. 체험과 교육을 오신 분들에게 도자기 전시장 관람하고 넓은 뜰에서 마음 편히 쉴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가 도자기를 빚게 된 이유도 바로 정직함이 아닐까? 도자기를 빚고 있으면 모든 시름 다 잊고 작품에 몰두할 수 있어 좋다며 환한 웃음으로 이야기를 마쳤다.
                

조경심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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