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와 함께 우리나라 대표적인 현악기 가야금(伽倻琴)은 가야국의 가실왕이 만들었다고 하여 가야금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가야금은 오동나무, 12줄의 현은 명주실로 만들며 현을 지탱하는 나무괘는 기러기 발처럼 생겼다고 해서 안족(雁足)이라 부른다. 가야금은 맑고 청아한 소리에 풍류가 깃들어 있어 예로부터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에게 사랑 받은 악기 중 하나였다. 가야금과 더불어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장미숙 강사를 만났다.

아버지 북소리 들으며 자란 영향 크다
“아버지는 유성기를 틀어놓고 고수북을 치며 장단 맞춰 노래를 부르곤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북소리를 들으며 자란 영향이 가장 크지만 제가 부끄러움을 많이 탔어요. 그래서 혼자 할 수 있으면서 가장 좋아하는 악기를 생각한 것이 가야금을 시작한 동기입니다.”
‘70년대 초에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한 장미숙 강사는 남다른 예술감각이 있다 는 선생님 얘기에 광주로 개인지도를 받으려 다니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그리 넉넉하지 못한 생활이라 가야금 개인지도를 받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때인데 부모님의 교육열이 대단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당시 개인 교습비는 3천원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끼가 많다고 1500원을 받았습니다.”
해남이 고향인 그는 목포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광주로 가야금 레슨을 받으려 다녔다고 한다.
“레슨을 받으면서 나주 봉황초등학교에 일주일에 한번씩 봉사활동으로 아이들을 지도했습니다. 그때부터 봉사를 시작한 셈이지요.”

포스코교육재단 18년 지도, 제자들 상 많이 받아
“결혼하고 나서는 아이들 키우느라 잠시 가야금을 놓았다가 큰 아이가 유치원 들어가면서 어른들 레슨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95년부터 광양제철남초 가야금 수업을 시작으로 광양제철초, 광양제철중학교에서 18년을 지도하면서 개천 예술제에서 초등부 단체 대상 장원을 하는가 하면 낙안읍성 전국 가야금 병창대회에서 가야금 병창 단체 대상, 호남예술제 가야금 병창 단체 금상 등 광양제철초와 제철남초 학생들을 데리고 많은 대회를 다니며 상을 휩쓸었습니다.”
그 당시 광양남초 아이들과 함께 어려운 곳을 찾아 다니며 봉사활동을 펼쳤으며 딸 김참다운이 국악고에 진학하고 나서는 국악고 아이들이 내려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봉사정신을 길러줬다고 한다.

봉사는 나의 사명, 봉사할 때 즐겁고 행복하다
장미숙 강사는 봉사 갈 때 간식을 사가기 위해 가족 저금통을 만들었다.
“가족 모두 얼마씩의 돈을 저금통에 넣기로 했어요. 그리고 매달 예광마을 봉사 갈 때 그 돈으로 어르신들께 과자와 속옷 등을 사서 70명분 선물꾸러미를 챙겨 10년간 봉사를 다녔지요.”
봉사는 나의 사명, 봉사할 때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
“봉사할 수 있음은 행복입니다.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건강하기 때문에 봉사를 갈 수 있으며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봉사 가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재능기부 봉사활동은 당연히 해야 할 사명이라는 장미숙 강사는 수강생들과 광양시노인전문요양원, 진상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대명요양원, 행복드림요양원 등을 찾아가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펼쳐 광양평생교육관 사랑나눔 봉사단에서 최다 공연 봉사자로 선정돼 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병호류 가야금산조 이수자
“제자들을 데리고 개천예술제, 호남예술제 등 많이도 다녔습니다. 예술계통은상이 곧 진로에 결정적인 큰 힘이 되거든요. 그 제자들이 지금은 국악고는 물론이고 서울대, 전남대 등 가야금으로 국악과에 진학해 전공을 하고 있어요. 광양에서 가야금을 처음 가르치기 시작해 전공하는 제자들이 많이 생겼으니 그것이 제겐 큰 보람입니다. 그러나 요즘 광영초, 광영중학교 방과후 수업을 나가는데 수업 일수가 너무 부족해 대회에 데리고 나갈 수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무형문화재 선영숙 선생님께 30년 넘게 사사를 받고 있는 장미숙 강사는 2013년 김병호류 가야금산조 이수자가 됐다. 그리고 어머니의 대를 이어 둘째 딸 김참다운은 초등학교 때부터 가야금을 배우다 아쟁의 매력에 빠져 아쟁을 전공해 아쟁산조 음반을 냈다. 현재 수원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에 출강하고 있으며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단원으로 있다.

60명 수강생들과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발표회 뿌듯
열정이 넘치는 장미숙 강사, 그는 지난 14일 광양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60명의 수강생들과 발표회를 가졌다.
“그동안 광양평생교육관에서 강사로 일하며 수강생들과 멋진 공연을 펼쳐 아름다운 추억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1년 동안 발표회 준비를 해서 ‘소리의 향연’이란 주제로 무대에 올랐는데 많은 관객이 찾아주셨고 수강생들도 연습 때보다 훨씬 잘해 뿌듯하고 영광스런 무대였습니다. 앞으로도 수강생들과 가야금과 더불어 즐거운 생활은 물론 봉사하는 삶을 살 계획입니다.”

힘들고 고단하고 몸이 아파도 가야금을 뜯으면 모든 것이 눈 녹듯 사라진다는 장미숙 강사, 그는 딸, 사위와 함께 2014년에는 ‘장미숙 가야금 독주회’를 광양문화예술회관에서 열었다.
장미숙 강사는 1998년 제3회 고산문화제에서 가야금 병창 부문 일반부 대상을 시작으로 여수 진남전국국악경연대회 기악 일반부 대상으로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진주개천예술제 우수 지도자상 수상, (사) 한‧얼가야금병창보존회 지도교사상 수상, 한국청소년동아리 광주전남연맹총재 지도교사상 수상, 전라남도교육감 우수지도 교사상을 받았으며 일본 큐우수 구루메시 및 나가사끼 초청 공연 6회을 다녀왔다.

조경심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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