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전념하거나 한가지 기술을 전공하여 그 일을 정통하려고 하는 철저한 직업을 가진 사람을 ‘장이’라고 부른다. 장이란 순수한 우리말로 전문가를 뜻하는데 자기의 일에 철저하고 최선을 다하는 정신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흔히 장인정신(匠人精神)이 투철한 사람이라고 한다. 젊은 나이에 세공기술을 배워 백금사를 열어 오직 한 길을 걸어온 최양배 대표를 만났다.

선물 풍속도 많이 달라졌다
“한가지 길을 꾸준히 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장인정신으로 한 길을 걸으면 인정은 받으나 수입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죠. 제가 스물 한 살에 세공 기술을 배워 스물 아홉에 백금사를 개업했습니다. 그 당시 금값이 4만원 정도였어요. 가격이 비싸지 않아 백일, 돌 잔치에 반지를 사가는 것이 당연한 시절이었습니다. 그때는 수입도 좋았고 금은방이 인기였습니다. ”
그러나 요즘은 인터넷 세상이며 선물 풍속도가 많이 달라져 백일이나 돌잔치를 하지 않다 보니 금반지를 사다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가장 힘들었던 때는 IMF시절
“가게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IMF시절, 금 모으기 할 때였습니다. 사겠다는 사람, 팔겠다는 사람이 아예 없어 휴업상태였지요. 그래도 전문 세공 기술이 있으니 경제가 어렵다지만 큰 어려움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귀금속을 운영하려면 자기자본이 있어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술이 있으면 어디서 무엇을 하든 밥은 먹고 살지요.”
세공기술은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가 제격이라고 한다.
“귀금속 가게가 재미를 보던 시절, 친척의 권유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대부분 금은방이 세공기술자를 두고 일하는 시절이었습니다. 90%가 수작업으로 이뤄졌었거든요.”
지금은 세공기술이 기계화됐지만 수작업을 먼저하고 기계 작업을 하기 때문에 전문 세공기술은 아직도 필요가치가 충분하다고 한다.

아름다운 작품 만들어졌을 때 스스로 뿌듯
최양배 대표는 정말 아름다운 작품이 만들어졌을 때 스스로도 뿌듯하고 감동한다며 바로 그 맛에 지금까지 달려왔다고 한다. 
“다양한 디자인이 있는데 세공기술에 의해 아름다운 작품이 만들어집니다. 주문한 고객이 작품을 보고 만족하며 기뻐할 때 흐뭇하지요. 그리고 지금까지 어느 가게보다 비싸게 팔아본 적이 없어요. 제 성격이 곧아서 정확한 가격을 받지 제 가격보다 더 받는 일은 없습니다.”
마음 비우고 정직하게 가게를 운영한다는 최 대표는 오래된 단골들이라 누구나 믿고 싸게 해달라는 말을 하지 않는 고객이 대부분이란다. 동네 장사인 광영동에서 그만큼 정직하게 일해왔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좋고 편리한지 여론조사 후 일 처리 해야
“매주 일요일 휴무입니다.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쉬는 날은 주로 가야산을 오릅니다. 그런데 가야산 정상에 얼마 전 데크를 깔았다가 철거했는데 시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내 살림이다 생각하고 꼭 필요한가 신중하게 검토한 후 설치했으면 합니다.”
가야산 데크 뿐만 아니라 광영동 파출소 앞에서부터 중앙분리대 말뚝도 박다가 주민들 반대로 철거하는 등 생각하지 않고 행정을 집행하는 경우를 볼 때마다 시민들의 혈세인데 잘못 쓰여 화가 치민다며 여론 조사를 거쳐 주민들이 어떤 것이 좋고 편리한지를 미리 알아서 일을 처리해줬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했다.

가야산 돌계단 직접 놓는다
“광영동 약수터에서 가야산 정상 가는 길에 돌계단을 만들고 있어요. 원래 계단이 있는데 보폭이 맞지 않는 계단이라 오르는 사람들이 계단을 두고 옆길로 걸으며 모두 불편하다는 얘길 합니다. 그래서 올해 2월부터 이른 아침에 가야산을 올라 매일 두 계단씩 놓고 있습니다.”
약수터에서 철탑 아래 삼거리까지 계획했던 것 90%를 달성했는데 돌 운반 과정에서 인대에 문제가 생겨 2달 정도 쉬었다가 땅이 얼기 전에 마지막 마무리를 하고 싶어 다시 계단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돌계단을 만들면서 아무리 좋은 돌이라도 작은 돌을 받쳐주지 않으면 완전한 상태가 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가야 된다는 것을 깨우쳤습니다. 그리고 정신 수양한다고 생각하고 놓기 시작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돌계단을 오르며 감사하다고 할 때 땀 흘린 보람을 느낍니다.”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희망이라는 최양배 대표, 그는 얼마 전 주민들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시장상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가야산을 오르기 때문에 편리하고 안전하게 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돌계단을 놓기 시작했는데 상을 받고 보니 오히려 마음이 편치 않더군요.”
평소에도 동네 일은 물론 로타리 봉사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최양배 대표, 그는 고향에 살면서 고향에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며 지금까지 한길을 걸으면서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너털웃음을 웃었다.

조경심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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