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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화되지 않은 광양읍내 돌담길
  • 홍봉기 기자
  • 승인 2015.05.0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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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철소가 자리를 잡기 전, 광양의 중심지는 당연히 광양읍내였다. 지금도 광양읍 변두리에는 옛날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 많다. 그 중에 돌담길도 빼놓을 수 없다. 돌담길을 걷노라면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차분해 지는 것을 느낀다. 골목골목을 걷다보면 무거운 마음이 어느새 정화되는 것이다. 

황지우 시인은 ‘누가 나를 알아볼까 두근거리는 것도/ 내 여직 거기에 붙들려 있음이니/ 어두운 봄밤 돌담길로 다가오는 인기척을/ 내가 못내 피하면서도 사람이/ 내게 오기를, 어서 내게 오기를/ 조마조마하지 않았던가’ 라며 노래했다.
 
첫사랑에 빠진 총각들은 돌담길에 숨어 사랑하는 사람의 뒷모습을 훔쳐보곤 했을 것이다. 특히 한국의 돌담길은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미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흙과 몽글몽글한 돌멩이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돌담은 예술작품으로써도 손색이 없다. 가끔씩 최씨네 집 담장 옆에 먹음직한 감이 열릴 때는 또 이 돌담을 발판 삼아 감을 서리하곤 했다. 지금은 감히 엄두가 나지 않을 일이겠지만 40여 년 전만 해도 그런 일은 당연한 것으로 여길 정도였다. 
 
아니, 빨래 줄에 널어놓은 하얀 아기 기저귀와 빨랫감이 바람결에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한편의 미술작품을 보는듯한 착각을 가지게 만들곤 했다. 물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대부분 돌담이 사라지고 없지만 그래도 아직 광양읍내 뒷골목에는 그런대로 심미안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돌담길이 제법 많이 남아있다. 혹시 마음이 울적하거나 쓸쓸한 생각이 든다면 광양읍내 돌담길을 한 번 걸어 보기 바란다. 돌담길을 걷다 보면 ‘삶이란 별 것도 아니구나’ 하는 철학적인 생각하나 건져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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