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첨단장비를 갖췄다 해도 수시로 변하는 기후를 정확하게 관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보다 더 확실한 기상관측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왔으며 그 결과 오늘날에는 어느 정도  기상관측을 예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50년 전만 해도  기상이변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광양시 역시 마찬가지였다. 광양시는 정식기상관측소가 없어 기상연보에 나타나는 기후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백운산 산록에 자리 잡은 서울대 광양 연습림(演習林)에서는 1964년부터 백운산 기상관측을 위해 간이 관측소를 설치, 기원과 풍수량, 풍속, 지온 등 중요한 기상인자의 측정을 시도했다. 하지만 1964년 3월에 연습림 사무실의 화재로 그간 측정 보관된 자료가 모두 불타버렸다.

그 후에도 관측은 계속 됐으나 관측기계의 노후로 인해 정확한 기상자료를 바랄 수가 없어서 1966년부터 새로운 관측기계가 보완되었다. 그 후 1933년부터 기상자동시스템이 같은 남부 연습림 지역에 세워지면서 AWS(자동기상관측시스템)자료가 기록돼 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전쟁의 승패조차 기상이변에 따라 갈리는 것을 생각할 때 기상을 내다본다는 게 얼마나 절박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하긴, 물리적인 기상이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 마음도 수시로 변하는 기상이변과 같다. 외부적인 기상이변은 통제할 수 없다 해도 마음의 날씨는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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