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에 봄이 도착한 모양이다. 이런 봄에는 괜히 허파에 바람이 든 것처럼 實實 웃게 된다. 아마 주당(酒黨)들은 또 봄을 핑계로 술잔깨나 비울 것이다.

하긴, 살다보면 알코올만이 해결 줄 수 있는 일도 있게 마련. 꿈 하나로도 배가 부른 20대에는 누구든지 ‘슈퍼맨’이요, 현실에 눈을 뜨는 30대는 ‘슬퍼맨’이요, 온갖 책임을 다 지게 되는 4~50대면 ‘술퍼맨’ 이 되는 법이다.

까짓것, 그러면 어떤가. 이렇듯 봄은 또 우리 곁으로 다가와 유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데. 이래저래 한잔 하지 않고는 배겨낼 수 없는 봄인 것을. 퇴계 이황선생은 매화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평생 매화분과 마주 앉아 술잔을 나눴다지 않은가. 자, 오는 봄도 한잔, 가는 겨울도 한잔, 나도 한잔, 그대도 한잔...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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