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깊이 생각하다 보면 종종 철학적인 깊이를 건져 올릴 때가 있다. 어차피 모든 思考는 언어로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말이 되었건 비슷하겠지만, 우리말 역시 뒤지지 않는다.

그 중에 ‘어루만진다’는 뜻만 해도 그렇다. 어루만진다는 것은 얼을 쓰다듬어 준다는 뜻이다. 얼(정신, 넋)이란 한자 ‘싹날 얼(蘖)’ 자와도 상통하는 말인데, 생각의 싹을 틔우는 역할을 하는 게 ‘얼(蘖)’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독립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가 사람들의 눈물깨나 뺐다고 한다.

그런데 그 영화는 화려한 액션이나 시나리오의 구성요소도 없었지만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 보기 드문 케이스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영화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간단하다.

사랑이란 거창한 게 아니라 그저 시공간을 함께 하면서 서로 쓰다듬어 주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스킨십(massage)이 그처럼 중요한 이유다. 사랑은 대부분 피부접촉을 통해 깊어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우리는 언어라는 메시지(message)를 통해 마음을 치료하게 되는 법이다. 손으로 쓰다듬어(massage)주고 말로 쓰다듬어(message)어 줄 때,  비로소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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