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조현아 대한 항공 부사장 ‘땅콩 회항’ 사건으로 시끄럽다. 소위 힘 있는 자가 아랫사람을 모욕하는 이른바 ‘힘 괴롭힘(power harassment)'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벌어지는 일상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 번 사건을 통해 한번쯤 생각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괴롭히는 사람‘을 영어로 'harasser'라고 하는데, 마치 우리말 ’하랬어!‘ 로 들린다는 사실이다. 약자들 입장에서 보면 정말 기분 나쁜 말이 아닐 수 없다. ’하랬어‘와 늘 짝을 이루는 말이 ’말랬어‘ 다. 두 말을 붙이면 “하랬어,말랬어”가 되는데 결코 지위가 낮은 사람들은 할 수 없는 표현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무래도  ’말랬어(marresser)‘가 새로운 영어로 등록이 될 것 같다. 힘의 관계는 언제든지 역전될 수 있다. 易地思之가 필요한 이유다. 하긴 대부분 사람이 ’역지사지’보다 ’억지(?)사지’ 를 더 내세우긴 하지만 말이다. 명심보감에 이르기를 "힘이 있다고 해서 다 쓰지 말라"고 했다. 원수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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