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한글을 배우고 낭께로 세상이 천지개벽을 한거 같어. 그 덕분에 이렇게 좋은 상도 타고, 정말 이대로 오래 살았으면 여한이 없겄어" 중마노인복지관을 다니고 있는 안형남 할머니는 뒤늦게 터진 글 솜씨와 상복으로 인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 당시 대부분 어르신들이 그랬겠지만 할머니 역시 배움의 기회를 놓치고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 이처럼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경우다. 할머니는 2014년 한글사랑 성인문해 백일장에 입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각종 상을 수상하며 글쓰기 재미에 푹 빠져 있다.
특히 할머니가 쓴 시는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당신의 삶이 시 속에 그대로 녹아있기 때문이다. 할머니를 지도해온 김정자 문예 교육 선생님은 "할머니는 처음부터 열의가 대단했을 뿐만 아니라, 시적인 감각을 타고 나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치매를 방지하기 위해 한글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영어와 수학까지 두루 익히고 있다. 얼마 전에 병원에 잠시 입원했을 때도 글 쓰는 생각만 했을 정도로 글 사랑에 푹 빠져 있다. 그리고 한글을 터득한 이후부터 날마다 일기를 쓴다는 할머니는 이대로 하고 싶은 공부 열심히 하다가 건강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이라고 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