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면 집강인 정익하(鄭益夏)가 감영에 보고하기 위해 김익상(金益翔)에게 올린 서목 전문이다. 집강(執綱)은 예전에, 면, 리의 행정 사무를 맡아보는 사람들을 말한다.

 

서목 글씨를 찬찬히 읽어보면 효에 관한 내용을 감동으로 전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남다른 효가 사라지면 안 되기에 널리 알려서 포상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도 깃들이고 있다.

 

특히 시어머니께 손가락을 잘라(斷脂) 그 피를 먹여서 건강을 회복시켰다는 내용은 지금 들어도 정말 가슴이 뭉클해진다. 어려운 한자가 없는 관계로 누구나 읽으면 대충 감이 잡힐 테지만, 중심 내용은 대충 이렇다. 

본 면의 집강이 문보(文報)하는 일은, 본 면 성두동 소임이 보고하기를 “무릇 충효와 열절에 표창하는 것은 국가의 성전(盛典)이고 악행을 징계하고 선행을 칭찬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널리 통용되는 의리입니다. 본면 성두동에 사는 민인(民人) 이수영은 아비가 우연히 설증에 걸려 온갖 약이 듣지 않아 약을 구하려고 읍에 들어갔다가....노승이 삼을 주어 달여 드렸더니 병이 낳았고...그의 어머니 역시 병이 들었는데, 며느리가 손가락을 잘라 그 피를 마시게 했더니 차도가 좋아져....남다르게 뛰어난 효행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할 수 없어 이와 같은 이유로 문보하는 것입니다” 라고 쓰여 있다. 요즘처럼 효도가 바닥을 보이는 이때, 깊이 한 번 음미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