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힘들 때 비틀즈 노래 레잇비(let it be)를 들으면 이상하게도 위로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번역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라, 뭐라고 딱히 꼬집을 수 없는 뭔가가 있지요. 하긴 번역은 반역(?)이 될 위험성을 늘 가지고 있게 마련이죠.

어떤 사람은 '내버려 두라' 고 번역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놓아버리라’라는 번역을 더 좋아합니다. 놓는다는 것은 내가 주체가 되어야 가능한데, 힘든 일이 닥칠 때 스스로 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죠.

이 노래는 폴 매카트니가 괴로움 속에서 헤매고 있을 때, 그의 어머니가 꿈속에서 하신 말씀을 듣고 피아노 앞에 앉아 그 즉시 완성한 곡이라고 합니다.

정말 되돌릴 수 없는 일은 놓는 게 상책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 마음만 더욱 괴로울 뿐이니까요. 사실 용기가 없으면 놓는 일도 쉽지 않을 겁니다. 물론 놓는다고 해서 결코 패배를 뜻하는 것도 아니고요. 아니, 놓는다는 것은 자신의 과거를 재구성해 현재를 새롭게 설계하고 미래를 다시 가꿔 간다는 의미가 더 크지 싶습니다.

공자는 무엇을 놓아야 할지 하는 것을 지혜라고 불렀다지요? 노자 역시 지식을 얻으려면 매일 하나씩 더 쌓고, 지혜를 얻으려면 매일 하나씩 버리라고까지 했고요. 좀 알쏭달쏭하기는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하면 나름 동의하지 싶네요.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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