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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장수하는 게 고민인 세상이 되었지만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환갑을 넘기는 게 힘들어 환갑을 맞이한 사람은 성대한 잔치를 베풀었다. 그 당시만 해도 60세를 넘겨야 비로소 장수하는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그래서 생활 곳곳에 ‘목숨 수(壽)’ 자를 새겨 넣곤 했는데 지금도 이불이나 수저 등 생활 곳곳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하지만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들은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 채 소외되고 있다. 오래 사는 것이 오히려 짐이 되는 세상이 되고 만 것이다. 아니 ‘오래가’ 아닌 ‘올해만‘ 살기를 바라는 노인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노인으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될 수밖에 없다. 젊었을 때야 그런 사실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겠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세월은 흘러가고 마는 것이다.
광양읍내에는 수성당(壽星堂)이라는 어른을 위한 공간이 하나 마련 돼 있다. 수성(壽星)은 남극성,노인성을 뜻하는 천체로 수성이 나타나면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임금이 수창(壽昌) 한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광양의 수성당은 본래 양로당이었으나 일제강점기에는 이 지역 유림들의 공론의 장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수성당이건기(壽星堂移建記)에 따르면 1918년 양로당을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였으나 너무 외진 곳에 위치해 1934년 현 읍내자리로 이전하여 새롭게 건립했다고 기록돼 있다. 자고로 노인을 천대하는 민족은 오래 가지 못한다고 했는데 요즘 세태가 그런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노인은 우리들이 이 땅에 존재하도록 만들어준 분들이기 때문에 마땅히 공경 받아야 하는데, 공경은 새로 간에 되려 공격(?)을 하는 것 같아 죄스러울 뿐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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